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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한화오션, 현금흐름 악화에도 R&D 비중 ‘高高高’

1분기 유출된 현금만 7000억원대…누적 유출 현금 2兆 ‘육박’
매출액 대비 R&D 비중 조선 3사 중 최고 수준

[FETV=김진태 기자] 한화오션이 좋지 않은 현금흐름에도 연구개발비(R&D)를 높였다. 미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되는데 조선 3사 중 최고 수준이다. 다만 매출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소폭 줄었는데 그간 누적된 저가 수주가 요인으로 꼽힌다. 적자의 늪에 빠진 한화오션이 경쟁력 강화를 토대로 흑자로 전환할지 관심이 쏠린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 1분기 기준 164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사용했다. 전년 동기(153억원)와 비교하면 11억원 가량 증가했다.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주목할 점은 한화오션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연구개발비에 대한 증액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한화오션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보면 올 1분기 기준 7763억원의 돈이 빠져나갔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회사가 영업행위를 통해 현금이 유입됐는지 유출됐는지를 판단하는 지표다. 이익이 많이 날수록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은 많아진다.

 

한화오션이 영업활동으로 돈이 빠져나간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올 1분기까지 유출된 현금을 모두 더하면 1조8417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한다. 지난해에만 1조원이 넘는 현금이 빠져나갔기 때문인데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유출되는 현금의 규모도 커지는 모양새다. 전년 1분기 한화오션은 영업활동으로 7258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간 바 있다. 

 

한화오션이 좋지 않은 현금흐름에도 연구개발비를 늘려가는 것은 미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조선업계는 그간 힘들었던 구간을 지나 슈퍼사이클을 맞이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친환경이 강조되면서 그에 따르는 기술력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친환경 선박은 일반 선박보다 수익이 더 크다는 장점이 있다. 한화오션이 좋지 않은 현금흐름에도 연구개발비를 늘려 경쟁력 강화에 나선 이유다. 

 

실제로 한화오션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올 1분기 기준 1.1%다. 이는 조선 3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기간 일부 타 경쟁사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0.5%인 것을 고려하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다만 한화오션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전년과 비교하면 다소 낮아졌다. 매출은 오르는 가운데 영업이익은 줄어든 탓인데, 이는 저가 수주가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9년 이후 코로나로 조선업계에 어려움이 닥쳤는데 도크를 비울 수 없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수주를 해야 했다. 결국 매출은 늘어나지만, 수익은 감소하면서 이에 따르는 연구개발비 비중도 덩달아 줄어든 셈이다. 

 

실제로 한화오션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8년 1조원을 웃돌았지만 1년 뒤인 2019년엔 2927억원으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2020년엔 154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다시 반토막났고 2021년부턴 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 시작된 한화오션의 적자는 올 1분기까지 계속되고 있다. 

 

한화오션의 적자는 2년여간 지속되는 모양새지만 업계 일각에선 곧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희망적인 관측도 나온다. 조선업계가 올해를 기점으로 슈퍼사이클을 맞이하면서 한화오션의 적자 규모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한화오션은 올 1분기 62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2022년 1분기 47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손실 폭이 4000억원 넘게 줄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막혔던 수주가 대폭 늘면서 일손이 부족하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라며 “수주산업이라는 특성상 매출로 전환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화오션이 연내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