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진태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뚝심으로 밀어붙이는 수소차 전성시대에 파란 불이 켜지는 모양새다. 단점으로 지목받던 수소 충전시설 확장으로 인프라가 개선된다는 기대에서다. 이 같은 기대감을 바탕으로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의 국내·외 판매도 늘고 있다. 다만 부족한 내구성 문제와 전기차보다 비싼 가격은 정 회장이 넘어야할 산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넥쏘의 후속 모델을 오는 2025년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초 있을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를 통해 구체적인 수소 사업 비전과 전략도 공개할 예정이다. 정 회장이 수소차 시장에 힘을 쏟는 것은 미래 가능성 때문이다. 수소차는 수소와 산소를 결합한 화학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특히 최소 30분에서 1시간가량 충전이 필요한 전기차와 달리 5분이면 완충되고, 한 번 충전 시 주행거리도 전기차보다 훨씬 길다는 장점이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이 여러 차례 강조해 온 ‘퍼스트 무버’의 연장선으로 초대형 투자를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 미래차 시대를 주도해 나간다는 전략”이라며 “기술 장벽 등으로 수소차의 대중화가 어렵다는 시각이 많지만, 기술이 진보한다면 시장을 선점한 회사가 미래 수소차 분야를 장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외 수소를 충전할 시설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 부분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정부에선 수소경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체질 개선을 위한 ‘청정 수소 공급망 구축 및 세계 1등 수소 산업 육성’을 국정과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수소 버스·트럭 3만대를 보급하고, 액화수소충전소 70곳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수소차 인프라 개선 기대감에 넥쏘의 판매량도 우상향하는 모양새다. 넥쏘는 지난 2018년 2월 첫 출시한 수소차다. 출시한 2018년엔 국내·외 합쳐 1000대에 미치지 못하는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4년이 지난 2022년엔 국내에서만 1만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해외에서의 판매량은 2021년 1000대를 넘기며 고점을 찍은 뒤 작년에 하락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반등하는 모양새다.
인프라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소차의 판매량은 증가세를 보이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여전히 비싼 수소 비용과 부족한 내구성 문제다. 엄석기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수소) 생산도 어디서 할 건지 문제고, 저장도 700 기압으로 엄청난 고압으로 할 거냐, 액화로 할 거냐 이것도 문제”라며 “과연 충전소에 어떤 식으로 갖다 줄 거냐, 이게 다 지금 국내에서도 굉장히 큰 이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