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한진그룹의 임금 협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올해 임금인상에 대한 사측과 노조간 견해차이가 커서다. 그룹 총수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연봉이 작년 두 자릿수대의 인상률을 기록한 것도 직원들의 괴리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노조 측에 올해 임금인상률 2%를 제안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앞둔 만큼 사업추진비로 투입될 자금이 많다는 이유 때문이다. 당초 노조측이 사측에 제안한 임금인상률이 10.7%였던 점을 감안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터무니없이 낮게 제시된 임금인상률에 대한항공 근로자들은 들끓는 분위기다. 회사가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품었던 임금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해 별도 기준으로 13조412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2조8836억원으로 3조원에 육박했다.
대한항공의 직원 A씨(30대)는 “코로나19로 회사가 어려운 시절 순환휴직·임금 동결 등의 고난을 함께한 것은 향후 회사의 사정이 나아졌을 때 보상받을 수 있으리란 기대감 때문”이라며 “돈을 많이 벌었는데도 2%의 임금인상률을 제안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조 회장이 작년 대한항공과 한진칼 등 2개의 회사에서 50%대의 연봉인상률 기록했다는 점도 직원의 반발이 나오는 이유중 하나다. 실제로 조 회장이 작년에 대한항공과 한진칼에서 받은 급여는 총 51억8386만원이다. 전년 급여가 34억6041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임금인상률이 무려 51.1%에 달한다. 대한항공 사측이 노조에 제시한 2%의 임금인상률보다 25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자 대한항공의 한 직원은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진짜 조가네 경영진 혐오스럽다’는 제목으로 대한항공 경영진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직원들은 몇 년째 임금 동결해서 물가상승률조차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인데 (조원태) 회장은 혼자 잘 먹고 잘산다는 게 비판 글의 골자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총지수)에 따르면 지난 2017년 97.6을 기록한 이후 매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물가지수를 전년 동기대비 4.2% 올랐다. 즉, 대한항공 측이 근로자에게 제시한 임금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의 절반을 밑도는 셈이다.
물론 대한항공 측도 할 말은 많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데 따른 성과급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대한항공은 올해 3월 월 기본급의 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작년 역대 최대 성적을 거둔 데 따르 보상금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작년 이익이 난 부분은 성과급으로 지급했다”며 “회사의 미래 가치를 키우기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