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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뺏어야 산다 vs 지켜야 산다!”...조선업계 한화오션發 '인력 스카웃' 전쟁 예고

방산부문의 한화 그룹 계열사, ‘억’소리 나는 연봉
삼성·HD현대重 보다 평균 연봉 3000만원 더 많아

[FETV=김진태 기자] 조선업계에 한화오션발(發) '인력 스카웃'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최근 닻을 올린 한화오션이 경쟁사를 대상으로 조선분야 전문인력 모시기에 팔소매를 걷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과거 산업은행 체제 당시 열악한 처우로 빠져나간 기술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봉을 높이고 복지도 강화하는 등 후속조치를 취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일감보다 일손이 부족한 조선업계 상황상 한화오션의 인력 충원이 조선업체간 인력 확보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경력직 상시 채용 공고를 ‘한화인’에 올렸다. 한화인은 한화그룹에서 인재를 뽑을 때 사용하는 채용 사이트다. 해당 공고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생산과 연구(R&D), 설계, 영업/사업관리, 경영지원 등 거의 모든 부문의 인재를 뽑을 예정이다. 채용할 인원도 정하지 않았다. 필요한 인재라고 생각한다면 모두 뽑는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다. 채용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한화오션이 이처럼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선 것은 그동안 인력이 대거 이탈한 탓이다. 실제로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이었던 시절 1인 평균 연봉을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7300만원이다. 이는 조선 3사중 가장 낮은 액수다. 삼성중공업과 HD현대중공업의 1인 평균 연봉은 같은 기간 양사 모두 8400만원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두 회사보다 평균 1100만원 낮은 셈이다.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은 당시 산업은행 체제 아래에서 고액 연봉 지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한화오션이 인력 확충에 팔소매를 걷고 나선 이유는 또 있다. 한화오션의 경우 작년을 기점으로 선박 수주 물량이 늘어나는 등 일감이 급격히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에선 최근 일감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슈퍼사이클이 왔다"며 반기는 추세다. 슈퍼사이클은 일정 주기마다 조선업계에 찾아오는 호황을 뜻하는 데 통상 10년인 것으로 본다. 배를 한번 만들어서 쓰는 내용 연수가 통상 30년인데 이를 3번으로 나눈 값이다.

 

한화오션이 대규모 채용에 나서면서 직원에 대한 처우 개선도 이뤄질 것으로 근로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가장 먼저 꼽는 것은 연봉이다. 타 경쟁사보다 평균 연봉이 1000만원 넘게 줄었던 지금 상황에서 인재를 다시 모셔오기 위해선 연봉 문제가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이 이번 대규모 채용에서 기존 연봉보다 최소 1000만원 가량을 높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야 타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을 맞출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조선업계의 핵심 직무인 연구직의 경우 더 우대받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화그룹의 계열사중 한 곳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작년 말 기준 1인 평균 1억200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 이는 항공엔진과 방산부문이 합쳐진 수치인데, 방산부문만 따로 떼서 계산하면 1인 평균 연봉은 1억1092만원이다. 경쟁사인 삼성중공업과 HD현대중공업의 1인 평균 연봉보다 3000만원 더 많은 수준이다.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한화그룹 계열사인데다 업종이 비슷한 분야다. 한화그룹 자매사라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양사간 비슷한 수준의 근로자 처우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당장 1인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기는 건 무리라고 해도 8000만원에서 9000만원대까지 오를 가능성은 있는 것이다. 

 

한화오션은 복지에 대한 부분도 개선하는 모양새다. 한화오션은 연·월차, 약정 휴일·휴가, 휴일 중복수당을 기본급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사무·관리직의 임금 체계 개편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을 높이고 복지 부분을 강화하면서 우수 인력의 이탈을 막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화오션이 인재 채용에 강력한 뜻을 나타내면서 조선사간 출혈 경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도 올해 전문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어서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부산에 연구개발 센터 설립을 알리면서 전문인력 채용 계획을 밝혔다. 올 하반기에도 대규모 채용을 준비하고 있다.앞서 지난 3월엔 삼성그룹 공개채용에 맞춰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HD한국조선해양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대중공업 그룹의 지주사인 HD현대는 이달 조선 부문을 비롯해 다양한 직종의 경력 채용을 진행한다. 특히 기술 R&D 분야, 엔지니어링 등 미래 시장을 책임질 전문 기술 인재들을 대거 양성할 방침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슈퍼사이클을 맞이하면서 수주는 했는데 일을 할 사람이 없어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며 “회사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각 조선사들의 인재 쟁탈전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