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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현대차 주주들, 배당정책 변경에도 미소 짓는 까닭은?

배당 재원,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 전환…실적 늘수록 배당 커져
작년 핑크빛 기류 이어가는 현대차, 투자 확대와 자사주 소각까지

[FETV=김진태 기자] 현대자동차의 달라진 모습에 주주들이 연일 미소짓고 있다. 신기록 행진을 거듭하는 현대차의 실적에 따라 주주들도 두둑한 배당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주환원 정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커지는 모양새다. 주주들 입장에선 희소식의 연속이다. 현대차가 작년의 기세를 이어 올해에도 역대급 실적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배당정책을 바꿨다. 배당을 지급하는 재원을 잉여현금흐름(FCF)에서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으로 변경한 것이다. 또 매년 2회씩 실시했던 배당금 지급을 매 분기로 지급 횟수를 늘리면서 현대차 주주의 대다수는 환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현대차의 배당정책 변경을 두고 주주들이 환영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더 많은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기존 현대차의 배당 재원은 FCF에서 나오는데 이는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설비투자(CAPEX)와 각종 비용, 세금 등을 제외하고 남은 돈을 뜻한다. 쉽게 말해 쓸거 다 쓰고 남은 돈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번에 바뀐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 방식의 배정은 다르다. 현대차와 현대차가 가진 계열사 지분의 순익만큼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방식인데 기업이 돈을 잘 벌수록 주주들이 가져가는 배당금도 커지는 것이다. 현대차는 작년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실적을 거뒀다. 올해도 작년을 뛰어넘는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바뀐 배당정책에 주주들이 환영의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실제로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성적을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7조7786억원, 3조5926억원을 기록했다. 역대급 호성적을 거둔 전년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4.7%, 영업이익은 86.3% 증가한 실적이다. 최고의 실적을 낸 작년보다 올해의 현대차 성적을 더 기대하는 요인이다.

 

현대차가 투자를 대폭 늘리는 것도 이번 배당정책에 찬성하는 이유 중 하나다. 기존 방식의 배당정책이었다면 투자가 커지는 만큼 배당 재원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바뀐 배당 정책은 투자 확대와 연관이 없다. 오히려 투자가 늘어나면 미래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현대차의 이번 배당정책이 주주들 입장에선 더 많은 배당금을 받는 동시에 기업가치는 올라가는 ‘꿩 먹고 알 먹는’ 상황인 셈이다. 

 

현대차가 자사주 소각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주주들은 반긴다. 자사주 소각은 주식 총수를 줄여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또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효과도 있다. 자사주는 보통 의결권이 없지만, 주식 교환 등으로 우호지분 확보에 사용할 수 있어서다. 지배주주의 자사주 남용 가능성을 줄이는 셈인데 이 경우 지배구조의 개선으로 보는 인식이 많다. 현대차의 자사주 소각에 주주들이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이유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서 한 보고서에서 “미국 등 선진국 증시 상장회사들은 자사주 매입 이후 소각을 배당보다 주가 부양 및 안정 효과가 큰 주주환원 정책이라고 본다”며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질 때 지배주주의 자사주 남용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불안요소도 있다. 현대차의 이번 배당정책은 실적이 좋을 때 효과가 큰 반면 실적이 나빠지면 기존 배당정책보다도 적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을 기점으로 현대차의 실적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향후 실적 악화에 대한 리스크도 상존하는 셈이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자동차 산업이 힘들었던 반도체 공급난이 해소되는 상황이고 현재 논란이 되는 미국에서의 이슈(차량 도난 사건과 인플레이션 감축법)도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분간 현대차의 기세는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