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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한화표' 대우조선해양, 정관변경 서두른 속내는..."종류주 발행?"

재무개선·해외투자 확대 등 돈 쓸 곳 많아...예상 종류주 ‘상환전환우선주’…시점 ‘미정’

[FETV=김진태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화와의 기업결합이 일단락된 가운데 최근 경영진 교체와 정관 변경을 단행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를 두고 조선업계에선 대우조선해양이 종류주식 발행의 사전 포석 차원에서 정관을 변경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어 오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결정했다. 이날 열리는 이사회에는 정관 변경과 이사진 교체 등의 안건이 상정된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한화가 경영진 교체와 사명 변경을 위해 정관을 손보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 주총에 상정된 정관 변경 내용 가운데 종류주식 발행에 대한 근거가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정관 제8조를 보면 회사가 발행할 주식의 종류로 기명식 보통주식과 기명식 우선주식으로 정해놨다. 

 

하지만 곧 있을 주총에 상정될 정관의 변경 내용을 보면 해당 회사의 정관 제8조에는 이익배당우선주식을 비롯해 잔여재산분배 우선주식 등 종류주식 발행에 대한 근거들이 신설된다. 종류주식은 기업의 필요에 따라 비교적 자유롭게 발행할 수 있는데 그 내용에 따라 크게 ▲이익배당 및 잔여재산 ▲의결권 ▲상환 ▲전환 등 4가지로 구분된다.

 

기업이 종류주식 발행에 나서는 것은 각 회사마다 다를 수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자금 조달이다. 사업을 확대하거나 재무개선을 이루기 위해서 자본시장으로부터 자금을 끌어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정관 변경을 통해 종류주식 발행 근거를 마련하는 것도 자금 조달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읽힌다. 

 

대우조선해양이 조만간 2조원에 달하는 한화의 인수자금이 들어오는 데도 종류주식 발행 근거를 마련하는 것은 그만큼 돈 쓸 곳이 많아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이 그간 적자를 이어오면서 막대한 부채를 쌓아서다. 

 

실제로 지난 3년간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의 추이를 보면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166.7%의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지만 1년 뒤인 2021년엔 379.0%를 기록하며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 이어 적자가 계속되면서 이미 빨간불이 켜졌던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000%를 넘긴 1542.4%에 이른다. 이 기간 부채도 6조원 수준에서 11조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사업 확대를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조선업은 통상 계약을 체결할 때 선박 건조자금의 20~40%의 계약금을 받고 나머지 60~80% 가량의 잔금은 선박을 인도할 때 받는다. 선박을 만들 때 들어가는 자재비와 인건비 등 사업비를 조선사가 먼저 부담하는 것이다. 

 

결국 사내에 보유한 현금이 많아야 원활한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그간 누적된 적자로 사내에 보유한 현금이 많지 않다. 한화로부터 2조원 안팎의 인수자금이 들어오지만, 위험 수준에 도달한 부채를 갚고 사업비를 충당하기에는 다소 부족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정관 변경을 통해 종류주식 발행 근거를 마련하는 이유다.

 

대우조선해양의 정관 변경 안건이 이번 주총에서 통과된다면 향후 발행할 대우조선해양의 종류주식은 상환전환우선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환전환우선주가 상환우선주와 전환우선주의 장점을 결합한 만큼 자금 조달이 더욱 용이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환에 대한 권리를 회사가 가지고 있어 부채가 아닌 회사의 자본으로 평가받으므로 투자자에게는 채권과 유사한 수준의 이익 보장을 해주는 동시에 회사는 재무구조의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종류주식 발행을 결정한다면 상환전환우선주가 될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다. 

 

다만 종류주식 발행 근거 마련에 대한 정관 변경이 이번 주총에서 통과된다 해도 대우조선해양이 당장 종류주식 발행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이 지난해 3분기 이후 흑자로 돌아서면서 실적이 개선세를 보이는 데다 한화로부터 인수자금이 들어오는 만큼 당장 급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인식에서다. 

 

대우조선해양이 이 같은 상황에도 종류주식 발행 근거를 마련하는 이유는 안전장치를 설치한다는 태도로 읽힌다. 현재 실적이 개선세에 있고 당장 사용할 자금은 있지만, 고금리 기조는 여전한 만큼 혹여 모를 사태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정관을 바꾸면서 종류주식 발행 근거를 마련하는 것은 향후 자금 조달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읽힌다”며 “당장은 한화로부터 인수자금이 들어오는 데다 실적도 나아지고 있어 종류주식 발행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