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현대건설와 GS건설 등 두 건설공룡이 새해벽두부터 수주전을 예고하고 나섰다. 서울지역내 특급 재개발 단지로 단지로 알려진 '노량진1구역'이 현대건설과 GS건설이 맞대결을 펼치게 될 격전장이다. 두 건설사가 노량진1구역에 군침을 흘리는 이유는 사업 입지와 수익성이 매우 우수하기 때문이다.
서울에 몇 없는 대규모 사업지인 데다 노량진뉴타운 중심부에 위치해 랜드마크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노량진1구역을 바라보는 건설전문가의 설명이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출혈경쟁을 피해왔던 불문율을 깨고 ‘디에이치’와 ‘자이’ 두 빅브랜드가 맞대결하는 '노량진대전'이 성사될지 세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올 상반기 예고된 노량진1구역 재개발 수주에 참여할 전망이다. 노량진1구역은 당초 지난해 7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연말까지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면적이 넓어 고려해야 할 법령과 절차가 많아져 해를 넘겨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량진1구역 재개발조합 측에 따르면 시공사 선정은 올 상반기 내 이뤄질 예정이다.
두 건설사가 노량진1구역에 군침을 흘리는 것은 입지와 사업성 때문이다. 1구역은 노량진뉴타운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이다. 사업지 면적만 13만2118㎡로 공사비는 8600억원에 이른다. 재개발을 통해 지하 4~지상 최고 33층, 28개 동, 2992가구(전용면적 39~134㎡)가 들어설 예정이다. 조합원 수는 1015명으로 일반분양 물량만 1500여 세대에 달한다. 통상 일반분양 물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건설사의 수익성은 커진다.
1구역의 입지도 좋다. 노량진뉴타운 재개발은 1구역부터 8구역까지 나뉘는데 이 중 1구역은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알짜땅’으로 평가받는다. 1·9호선인 노량진역과의 거리도 400~500m에 불과해 도보로 4~5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또 노량진역보다는 멀지만 9호선 장승배기역과의 거리도 도보로 10분 내 이용할 수 있다. 두 건설사가 출혈경쟁에도 노량진1구역을 사수하려는 이유다.
두 건설사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다가오면서 건설사 간 고급화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노량진1구역 조합이 수주에 참여하는 건설사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조합의 요청을 받아들여 1구역에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노량진4구역을 수주한 현대건설이 해당 지역에 ‘디에이치’를 적용한다고 조합과 약속한 만큼 1구역에도 비슷한 수준의 계약 조건을 제시한다는 시각에서다.
GS건설은 현대건설과 달리 따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론칭하진 않았지만, ‘자이’의 브랜드가 실수요자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만큼 ‘디에이치’ 상대로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량진에서 현대건설과 GS건설의 맞대결이 성사된다면 지난 2020년 1월 한남하이츠전에 이어 2차전이 펼쳐지는 셈이다. 당시 현대건설은 디에이치를 내세워 수주에 나섰지만 GS건설에 사업지를 내줘야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관계자가 각각 노량진1구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이 대결하는 4파전을 점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노량진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최근 현대건설과 GS건설 말고도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관계자들이 오가는 것을 볼 수 있다”며 “특히 삼성물산은 노량진뉴타운에 아직 수주한 곳이 없는 만큼 입찰 참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