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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형보다 나은 동생 있습니다!"...현대엔지니어링, 글로벌 건설시장 톱3 입성

해외 수주서 ‘형님’ 현대건설 넘어…2018년 이후 4년만의 쾌거
플랜트·인프라 사업 도약…넉넉한 자금력에 신사업도 ‘이상무’

[FETV=김진태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해외 건설시장에서 ‘형님’ 현대건설을 제치고 ‘글로벌 톱3’에 진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글로벌 톱3'에 이름을 올린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플랜트·인프라 사업이 해외에서의 성장을 견인했다. 레고랜드 사태에도 곳간에 쌓아둔 현금이 넉넉해 신사업 추진에도 문제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힘찬 질주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해외에서만 27억1450만 달러(15일 기준)를 수주하며 해외수주 3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9년 확산된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한 해외수주가 빠르게 회복하는 모양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본격화된 2020년 해외수주에서 6위를 기록한 뒤 지난해엔 4위, 올해엔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사업 성적이 호전되면서 '형님'인 현대건설도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에서 26억9505만 달러를 수주했다. 2018년 해외수주 2위를 기록한 현대건설을 앞선 지 4년 만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주춤했던 해외에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플랜트·인프라 사업 효과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1조원대에 그쳤던 해외에서의 수주가 올해 2조3476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해외수주 성적을 크게 끌어올렸다.  

 

전체 해외수주에서 플랜트·인프라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5.8%에 달한다. 절반 넘는 매출이 플랜트·인프라 사업에서 나왔다. 지난해 플랜트·인프라 사업이 해외에서 차지한 매출 비중은 45.4%로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1년 새 매출 비중이 20%포인트(p) 넘게 증가한 셈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향후 전망도 장밋빛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사내에 쌓아둔 현금이 많아 유동성을 겪는 일부 경쟁사와는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건설사는 사업비가 부족해 공사를 중단해야 했다. 

 

건설업계는 통상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고 향후 발생하는 수익으로 대출금을 갚는 구조다. 지난 9월 발생한 레고랜드 사태 뒤 금융업계가 PF 신규 대출에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면서 건설사들의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내에 쌓아둔 현금이 부족하면 사업비가 부족해 원활한 사업 진행이 어려운 셈이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은 다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3분기 기준 1조1060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는 등 금고가 넉넉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7341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4000억원 가까이 현금을 쌓아뒀다. 유동성에 빨간 불이 켜진 타 경쟁사와 달리 현대엔지니어링의 유동성은 풍부한 것으로 보는 이유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재고를 늘린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44억원에서 올해 1165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통상 재고자산이 늘어나면 운전자본부담이 커지기에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원자재 가격 때문이다. 최근 무섭게 오르는 원자재의 가격 인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자재가 들어갈 사업지가 늘면서 쌓아둔 자재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에서다. 

 

실제로 이 기간 현대엔지니어링이 사들인 원자재 가격은 두 자릿수의 증가 폭을 보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사들인 주요 원재료 가격변동 추이를 보면 톤(t)당 99만8000원이었던 철근 가격은 108만7000원으로 10만원 가까이 올랐다. 시멘트와 레미콘 가격도 각각 17.6%, 11.7%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재고자산이 늘어난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최근 중동에서 다량의 프로젝트 발주가 예고돼 해외 사업에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으로 플랜트 건설 강자의 면모를 입증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