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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대치우성1차 시공권 잡아라!" 현대건설 vs 삼성물산 '진검승부' 예고

강남서 수주시 브랜드 가치 커져…출혈경쟁 불사 가능성도
내홍 겪는 조합에 실제 맞대결 시점은 내년 하반기 ‘유력’

[FETV=김진태 기자] 강남 대치우성1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놓고 현대건설과 삼성물산간 진검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강남 대치우성1차 아파트 인근에 있는 공인중개사무소에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등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강남이라는 상징성을 지닌 재건축 사업을 따내기 위해 두 건설사가 일찌감치 물밑 작업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 9월 재건축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서 시공사 선정을 목전에 둔 상태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대치우성1차 재건축 시공권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현재 건설업계가 처한 어려움과 맞물린다. 9월 말 발생한 레고랜드 사태 이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규 대출이 어려워진 데다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미분양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의 특성상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막대한 돈이 필요한데 이를 전부 사내 보유한 현금으로 진행하기엔 버겁다. 그렇기에 그동안엔 향후 발생할 수익을 바탕으로 돈을 빌리는 PF 대출을 받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업계가 돈줄 조이기에 들어갔고 PF 대출이 어려워진 건설사들이 수익성과 상징성을 모두 지닌 사업지로 몰리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당초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빅매치가 예고됐던 울산 B04구역 재개발 사업은 유찰됐다. 공사비만 1조원이 넘는 것은 물론 일반분양 물량이 전체에서 70%에 달해 수익성이 높은 사업으로 평가받은 탓에 두 건설사 모두 수주에 열을 올렸지만, 미분양 리스크를 넘지는 못했다. 금리 인상으로 시작된 부동산 한파에 최근 미분양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특히 지방에서의 미분양이 늘고 있는데 울산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마감한 힐스테이트 문수로 센트럴 1·2단지는 총 593가구 모집에 78명만 청약했다. 비율로 보면 13.1%로 미분양 물량만 500가구 이상 발생한 것이다. 

 

같은 지역에서 분양한 ‘문수로 금호어울림 더 퍼스트’와 ‘울산KTX 우방 아이유쉘 퍼스트’도 사정은 같다. 물량에서 차이는 있어도 세 곳 모두 수백 대의 미분양이 발생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수익성이 좋다고 평가받는 울산 B04구역 재개발 수주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다. 

 

상황이 이렇자 각 건설사들이 강남으로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분양이 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도 강남은 문제없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는 시각에서다. 실제로 강남 지역의 아파트 가운데 가격이 소폭 하락한 곳은 있지만 분양 시장에서 미분양이 나온 적은 없다. 출혈경쟁을 피해왔던 그간의 기조와 달리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맞붙을 것으로 업계가 전망하는 이유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사업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도시정비사업계도 물량확보 보단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단지 위주로 수주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대결로 인한 손해도 무시 못할 부분이기 때문에 경쟁이 성사될 지는 입찰 단계에 가서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두 건설사가 맞붙더라도 그 시기는 내년 하반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치우성1차 재건축 조합이 조합장이 해임되는 등 내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의 집행부를 새로 구성하면 내년 하반기나 내후년 초에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