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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물류


환손실에도 콧노래 부르는 ‘한진’ 조원태...왜?

작년 대비 3배 넘는 환손실에도 영업익 상승곡선
아시아나, 완전자본잠식 피하면서 재정 부담 덜어

[FETV=김진태 기자] 고환율 악재에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활짝 웃었다. 지난해보다 3배 넘는 환손실에도 영업이익이 2배 넘게 올라서다. 끝없이 치솟던 환율 인상폭이 점차 둔화되는 것도 대한항공의 수익성을 높여줄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완전자본잠식을 피하면서 기업결합까지 한 걸음을 앞둔 대한항공의 재정 부담도 줄어드는 모양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3분기 매출 3조9107억원, 영업이익 800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9.7%, 영업이익은 90.6% 증가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062억원에서 3742억원으로 3배 넘게 올랐다. 항공업계의 특성상 고환율로 경영 여건이 어려웠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항공업계는 통상 항공기 리스비용과 항공유를 달러로 결재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환율 차이로 손실을 보는 구조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수록 대한항공은 350억원 가량의 환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이 기간 막대한 환손실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외화환산손실액을 살펴보면 1614억원에서 4331억원으로 3배가량 손실폭이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000억원 가량이 환손실로 발생했음에도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이 3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조 회장의 고환율 악재속에서도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이유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원·달러 환율이 차츰 안정세로 전환한다는 전망도 호재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15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16원으로 한 달 전인 10월 14일(1442원)과 비교하면 126원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끝없이 오르던 원·달러 환율이 한풀 꺾이면서 업계에서는 환율이 130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이에 미국의 금리 인상 폭도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 원·달러 환율이 기존 전망치보다 낮은 1350원대 아래로 안정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아시아나와의 기업결합이 9부 능선을 넘은 상황에서 아시아나가 완전자본잠식을 피한 것도 조 회장 입장에서 박수칠만한 일이다. 기업결합이 성사되고 난 이후 대한항공에서 아시아나항공에 재정 지원을 해야 하는데 이번에 아시아나가 완전자본잠식을 피하면서 재정 부담이 다소 완화됐기 때문이다.

 

당초 아시아나는 3분기 완전자본잠식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는 높은 환율 때문이다. 실제로 아시아나는 3분기에만 5582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발생한 외화환산손실이 2215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2배 넘게 환손실 규모가 커진 셈이다. 아시아나의 환손실 규모가 급증하면서 자본잠식률도 64%를 나타냈다. 

 

하지만 아시아나가 어려운 경영 여건에도 영업이익을 높이면서 완전자본잠식을 피할 수 있었다. 아시아나는 이 기간 영업이익 199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000% 넘게 수익을 개선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절반 넘게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고환율로 인해 환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30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

 

자산재평가로 자본 규모를 키운 것도 아시아나가 완전자본잠식을 피한 이유 중 하나다. 아시아나가 최근 토지에 대한 자산재평가를 실시하면서 2분기 822억원이었던 토지자산은 1646억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대한항공의 3분기 자본총계가 1334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자산재평가로 증가한 800억원 가량의 자본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자산재평가에서 증가한 800억원 가량의 자본을 자본총계에서 제하면 아시아나의 자본잠식률은 80%를 넘는다. 

 

다만 여전히 환율이 높은 상황에서 재무구조 개선은 과제로 남아있다. 완전 자본잠식은 피했지만, 자본잠식은 여전하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는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가면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된다. 2년 연속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가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올해 말까지 자본잠식률을 50% 밑으로 끌어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