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현대차가 올해 판매 목표를 소폭 하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매출은 역대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고가의 차량 판매를 늘리면서 평균 판매가격(ASP)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게디가 고환율에 따른 환차익이 2조원 넘는다는 점도 현대자동차의 역대급 실적에 힘을 보태는 플러스적 변수다.
27일 자동차업계와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판매목표를 401만대로 잡았다. 연초 제시했던 판매목표(432만대)보다 7.1% 줄어든 수치다. 반도체 수급난이 여전한 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러시아 권역에서의 판매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러시아 권역에서만 4만7000대를 팔았던 현대차는 올 3분기 1만70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1년 새 판매량이 절반 넘게 줄어든 셈이다. 서강현 현대차 본부장은 “반도체 공급난이 계속되는 데다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생산 물량에 차질이 생겨 기존에 목표로 잡았던 판매량 432만대를 401만대로 수정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판매목표는 줄었지만 실적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적게 팔아도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효자’ 차종인 현대차의 제네시스와 SUV, 전기차 등의 판매 비중이 늘어나서다. 현대차의 올해 3분기 SUV 판매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포인트(p) 증가한 50.6%를 기록했다. GV60, GV70, GV80까지 포함 시 SUV 비중 53.2%로 늘어난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판매량이 8.7% 늘며 수익성 증가에 힘을 보탰다.
‘값비싼’ 전기차도 잘 팔렸다. 아이오닉5 등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보다 27.1% 늘었고, 판매 비중도 4.6%에서 5.1%로 올랐다. 실제로 현대차의 실적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매출은 37조705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소폭 줄었지만 이는 일시적인 비용 발생에 따른 것으로 4분기 영업익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가 고가의 차량 판매에 힙입어 외형 성장을 이루면서 매출액 성장률도 기존 목표치였던 13~14%에서 19~20%로 상향 조정했다. 영업이익률 목표는 5.5~6.5%에서 6.5~7.5%로 높였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는 것도 현대차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국내보다 해외 판매가 많은 탓에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환차익이 커지는 구조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27일 9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15.20원이다. 올해 6월 환율이 1300원대에 올라선 뒤 10월 들어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환차익에 따른 매출과 영업이익의 증가분은 각각 2조7450억원, 47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가 원가 관리에 성공하면서 매출 원가율을 낮춘 것도 역대급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매출원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1.4%p 하락한 80.5%다. 원자재 가격이 올랐지만 공장 가동률을 높이면서 전체 매출 원가율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서 본부장은 “여러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나 차량용 반도체 공급 상황이 점차 개선세를 보이면서 4분기 판매는 3분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3분기 품질비용 반영에도 사상 최대의 연간 매출액, 영업이익 달성을 예상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