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SK에코플랜트의 내년 상장(IPO) 전략에 희망의 햇살이 드리워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올들어 기존 사업의 고매출과 발빠른 사업다각화 행보로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등 내년 IPO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다. SK에코플랜트는 러시아發 원가 쇼크에도 불구하고 외형을 키우고 수익성을 높이는 데 작업에도 성공했다. 볼트온 전략으로 대거 사들인 환경기업의 실적도 우상향하는 추세다. IPO의 걸림돌로 꼽혔던 부채비율도 감소세를 보이면서 SK에코플랜트의 IPO를 진두지휘하는 박경일 사장의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이 내년 IPO의 기대감을 키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2분기 매출은 1조8283억원, 영업이익은 52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3.9%, 영업이익은 58.7% 증가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실제로 SK에코플랜트가 사들인 주요 원재료의 가격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20년 톤(t)당 66만7000원이었던 철근은 올해 2분기 103만8000원으로 2배가량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기간 레미콘과 시멘트도 20%대의 인상율을 보였다.
SK에코플랜트가 원자재 가격 인상에도 영업이익을 높일 수 있었던 배경으로 박 사장의 전략을 꼽는다. 박 사장이 볼트온 전략으로 사들인 환경기업이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SK에코플랜트는 IPO 전략으로 환경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볼트온 전략은 유사 업체 혹은 연관 업종의 기업을 추가로 인수합병(M&A)해 ‘규모의 경제’를 꾀하는 경영 전략을 뜻한다.
SK에코플랜트가 볼트온 전략으로 사들인 대표적인 환경기업은 환경시설관리, 대원그린에너지, 새한한경, 도시환경, 그린환경기술 등 5곳이다. 해당 기업들은 SK에코플랜트가 환경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면서 사들인 곳으로 최근 실적이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린환경기술의 경우 올 1분기 적자에서 2분기 흑자로 돌아섰고 대원그린에너지와 새한한경은 순이익 폭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7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환경의 경우 2분기 순이익이 1분기보다 적었지만 여전히 흑자를 기록했다. 환경시설관리은 순이익이 1분기 대비 다소 줄었지만 매출이 크게 늘면서 환경기업 전체의 성장을 견인했다.
SK에코플랜트 IPO의 걸림돌로 손꼽는 부채 비율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위해 볼트온 전략을 구사하면서 많은 금액을 외부로부터 조달했다. 이에 2020년 말 662%에 달했던 부채 비율은 336.1%로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내년 IPO를 계획하는 SK에코플랜트 입장에선 탄탄한 주춧돌을 놓게 된셈이다.
박 사장이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지분을 매각하고 자본을 확충한 탓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월 출범한 하이테크 엔지니어링 기업인 SK에코엔지니어링의 상환전환우선주(지분 50.01%)를 매각해 자금을 확보했다. 또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로 60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와 4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하면서 1조원대에 머물던 자본이 2조원대로 올라섰다.
SK에코플랜트의 부채 비율은 타 경쟁사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금의 감소세를 유지할 경우 IPO가 예정된 내년 하반기 부채 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단기간 환경 및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에 따라 일시적인 부채비율은 증가했다. 하지만 하이테크 엔지니어링 사업 부문 매각을 통한 현금유입과 1조원 가량의 자본 확충, 환경 및 에너지 사업의 이익 창출 등으로 부채비율을 대폭 낮출 수 있었다”며 “성공적인 IPO를 통해 아시아 1위 환경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고 신사업 투자재원을 조속히 확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