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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현대모비스, 급증하는 재고자산 "약될까 독될까"

2년만에 2조 가까이 늘어난 재고자산…현금흐름에 ‘악영향’
시총 10대 기업 중 재고자산회전율 ‘TOP’…원가 쇼크 대비

[FETV=김진태 기자] 현대모비스의 재고자산이 2년 반만에 60%이상 급증하면서 기업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다소 어두운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재고자산이 증가하면 이를 관리하기 위한 비용도 함께 오르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모비스의 재고자산회전율이 시총 상위 10대 기업중 가장 높은 수준이고 원가 쇼크를 대비해 원자재를 쌓아놨다는 인식에서 문제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재고자산은 올 2분기 기준 4조9801억원이다. 이는 지난 2019년 말 기준 재고자산(3조341억원)과 비교하면 64.1%(1조9460억원)오른 수치다. 2년 반만에 재고자산이 2조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현대모비스의 재고자산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가파른 증가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 말 2조6902억원의 재고자산을 기록한 이후 2018년(2조7629억원), 2019년(3조341억원) 등 2조원 후반대에서 3조원 초반대의 재고를 유지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의 재고자산이 지난해 4조원대로 불어난 이후 증가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재고자산은 4조2749억원이다.

 

현대모비스의 재고자산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대폭 늘면서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조심그럽게 제기됐다. 재고자산이 늘면 해당 재산을 관리하는 운영비(보험료·창고료)도 덩달아 올라 재무적인 손실을 미칠 수 있어서다. 특히 재고자산의 증가는 현금흐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돈을 들여서 제품을 만들었는데 매출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돈이 묶이기 때문이다.

 

재고가 창고에 쌓이면서 가치가 하락하는 것도 문제다. 자동차 시장의 포트폴리오가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기존 내연기관 차량 부품과 부품 제작을 위한 원재료 등의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어서다.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 관련 부품과 원재료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완성차 업체들이 기존에 확보해둔 내연기관 차량 관련 부품을 소비하는 데 집중한다면 현대모비스의 내연기관 차량 관련 재고의 가치는 더 떨어지게 된다.

 

실제로 현대모비스의 올 2분기 기준 재고자산으로 인한 평가손실금액은 2415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9년 말 기준 평가손실금액은 1147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2년 6개월만에 재고자산으로 인한 평가손실금액이 2배 이상 껑충 뛴 셈이다. 다만 현대모비스의 재고자산회전율이 높아 지금의 재고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견해도 나온다. 쌓아둔 재고를 빠르게 매출로 바꾼다면 현금흐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최소화된다는 시각에서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매출액을 재고자산으로 나눈 수치로 재고자산이 어느 정도의 속도로 판매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통상 재고자산회전율이 높을수록 기업은 양호한 상태이며, 이 비율이 낮다는 것은 재고자산에 과잉투자가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현대모비스의 올해 2분기 기준 재고자산회전율은 9.1회로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은 삼성전자(4.0회), LG에너지솔루션(3.1회), SK하이닉스(2.7회), LG화학(3.9회), 현대차(8.4회), 삼성SDI(4.7회), 기아(8.4회), 포스코홀딩스(4.7회), SK이노베이션(5.8회) 등이다. 시가 총액 상위 10개 기업중 가장 낮은 SK하이닉스와 비교하면 현대모비스의 재고자산회전율은 4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현대모비스의 재고자산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문제없다는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점도 현대모비스의 재고자산 증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요인으로 꼽는다. 원자재 가격이 향후 지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위기관리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현대모비스의 주요 원자재 가격 변동 추이를 보면 지난 2020년 말 기준 톤(t)당 1만3773달러였던 니켈 가격은 올 2분기 기준 2만7668달러로 2배 가까이 올랐다. 이뿐 아니라 알루미늄과 구리, 아연, 열연철판 등 모든 원재료가 적게는 절반에서 많게는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생산에 필요한 재고가 늘어 나쁠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