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쌍용자동차가 새주인을 맞아 본격적으로 경영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가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가장 먼저 수출 확대에 나서야한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내수만으로는 쌍용자동차의 경영정상화 전략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잠깐 반짝했던 티볼리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라인업 확대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시계가 빨라지면서 쌍용차의 체질 개선도 시급한 상황이다. 쌍용차가 SUV 명가 부활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6일 관련업계와 쌍용자동차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법원이 쌍용차의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을 내리면서 KG그룹의 쌍용차 인수가 확정됐다. 쌍용차가 회생절차를 신청한지 1년 8개월만이다. KG그룹의 쌍용차 인수가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면서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도 한 발을 내딛게 됐다.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매출 실적이다. 특히 수출에서의 실적 증가가 요구된다. 쌍용차의 수출이 내수보다 적은 만큼 수출 부문에서 더 성장할 여지가 많이 남았다는 시각에서다.
실제로 국내 완성차 5개사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GM, 르노코리아는 내수보다 수출 실적이 높다. 8월 기준 현대차는 총 33만4794대중 28만5570대를 수출로 판매했다. 기아는 23만9887대중 19만8483대를, 한국GM은 1만8208대 중 1만4610대, 르노코리아는 1만1622대 중 7672대를 수출로 팔았다. 쌍용차가 1만765대 중 3752대를 수출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쌍용차의 수출 증대를 위해서는 라인업 확대가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쌍용차가 보유한 브랜드는 토레스와 티볼리, 코란도, 렉스턴이다. 보유한 브랜드의 가짓수가 적다 보니 전략 모델의 판매 실적에 따라 기업 실적도 좌지우지된다.
실제로 쌍용차의 주력 모델중 하나였던 티볼리는 과거 출시 당시 소형 SUV시장을 개척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반짝 돌풍에 그쳤다. 경쟁사 역시 소형 SUV를 속속 출시하는 한편 쌍용차의 주력 상품인 ‘디젤 SUV’가 환경 문제 등으로 전 세계적인 비주류가 되는 문제 등이 겹쳐서다.

쌍용차는 최근 토레스를 출시하며 다시 한번 SUV 명가 재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토레스가 지난달에만 3637대 팔리면서 전체 판매고 중 30%가 넘는 비중을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토레스가 해외시장에서 국내 만큼 흥행하지 못한다면 대체재로 내놓을 차종이 없어 과거 반짝스타에 그쳤던 티볼리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쌍용차의 수출증대를 위해 라인업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쌍용차의 체질 개선도 필수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내연차에서 전기차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어서다. 현대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전동화 전환에 수조원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문제는 쌍용차가 아직 이렇다할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쌍용차는 현재 중국의 전기차·배터리업체 BYD와 손잡고 내년 양산을 목표로 중형 SUV 전기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BYD와의 제휴를 통해 전기차 핵심부품을 안정적으로 수급하고 개발 기간을 단축해 전동화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KG그룹 인수 과정을 명확히 마무리 짓고 전동화 전략의 중장기 계획이 다시 수립될 것”이라며 “BYD와 협력해 내년 토레스 기반의 전기차를 출시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전용 플랫폼 개발도 장기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의 제휴 전략이 독자 개발보다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쌍용차가 고가 중심의 ‘하이엔드’ 모델이 아닌 중저가 SUV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BYD의 전기차엔 국내 배터리 제조사 중심의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 대신 중국 배터리 제조사 중심의 LFP 배터리가 주로 탑재된다. 일반적으로 LFP 배터리는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주행성능은 떨어지지만 가격은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