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진태 기자] 현대자동차가 반도체난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매출 35조9999억원, 영업이익 2조9798억원을 기록했다고 21일 공시했다. 이는 역대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다.
매출은 지난해 4분기의 역대 최고 기록 31조265억원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2012년 2분기에 달성한 기존 최고 영업이익 2조5372억원을 10년 만에 넘어서는 기록이다. 또 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4년 2분기(2조872억원) 이후 8년 만이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97만635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한 수치다. 반도체 공급 부족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국 봉쇄에 따른 부품 부족 영향으로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한 18만2298대가 판매됐다. 해외 시장에서도 전년 동기보다 4.4% 줄어든 79만4052대가 판매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이 줄었음에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35조9999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부문 매출은 28조5040억원, 금융 및 기타 부문 매출은 7조495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8.0% 증가한 2조9798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8.3%였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은 2014년 2분기(9.2%)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부가 차종 판매 비중이 늘며 매출·영업이익이 늘었다”고 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투싼 하이브리드, 아이오닉5, 팰리세이드 등 판매 호조로 글로벌 시장에서 SUV 판매 비중은 작년 2분기 47%에서 올해 2분기 52%로 상승했다.
또 제네시스 G90이 올해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7000대 가량 판매됐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상승해, 환율 효과도 전체 물량 감소 영향을 상쇄했다”고 덧붙였다.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하락한 79.4%를 나타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마케팅 비용과 투자비 증가 영향으로 증가했으나, 매출액 대비 판매비와 관리비 비율은 매출액 증가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0.4%포인트 낮아진 12.3%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 1월 ‘2022년 연간 실적 가이던스’ 발표를 통해 제시한 올해 연결 부문 매출액 성장률 전년 대비 13~14%,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5.5~6.5% 목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향후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수급 상황 개선과 점진적인 생산 확대를 기대하면서도, 국가 간 갈등 등 지정학적 영향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 코로나19 재확산세 우려, 인플레이션 확대, 금리 인상과 같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상존해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환율 변동성 확대와 기업 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도 경영활동의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현대차는 향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간다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아이오닉6 출시를 통한 전기차 라인업 강화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최대화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2분기 누계(1~6월) 실적은 ▲판매 187만9041대 ▲매출 66조2985억원 ▲영업이익 4조9087억원으로 집계됐다.
구자용 현대차그룹 IR 담당 전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확대와 금리 인상, 코로나19 재확산세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져 올해 글로벌 산업수요는 연초 8000만대 이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7000만대 중후반으로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올해도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자동차 대기수요는 여전하다. 현대차는 6월말 기준 국내에서 약 64만대의 미출고 물량을 보유하고 있고, 유럽도 6월말 기준 대기 출고 물량이 약 14만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