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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TV=성우창 기자] 국내 증시가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이어, 41년 만에 최대 급등한 미국 물가 충격을 넘고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10.85포인트(p)(0.47%) 오른 2328.61로 마치며 3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장 초반 약보합권으로 밀렸지만,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 이후 오히려 상승폭이 커져 장중 한때 2341.19까지 올랐다. 코스닥도 12.40p(1.65%) 오른 763.18로 마감했다.
전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0.50%p 인상하는 사상 첫 빅 스텝을 실시했다. 보통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기업의 부채·조달비용이 오르고, 위험자산 투자 매력은 떨어져 증시에 악재로 취급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그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2000년 1월~2022년 1월, 21회) 때마다 주가 상승은 6회, 하락은 15회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전날 국내 증시가 오른 이유는 이번 금리인상을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했고, 주가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5.2원 내린 달러당 1306.9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원화 강세로 오전까지 외국인이 매수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번 빅 스텝은 예외적 상황이며, 당분간 적절한 기준금리 인상 폭을 0.25%p로 제시해 추가 빅 스텝 가능성을 일축했다. 연말까지 완만한 기준금리 가이드라인이 제시된 것은 증시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물가안정과 글로벌 각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이를 예상케 하고 있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결과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전날 밤 발표된 미국 6월 CPI가 41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6월 CPI가 전년 동월보다 9.1%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최대폭이었던 지난달(8.6%)보다 상승폭이 커진 것이며, 시장 예상치(8.8%)를 웃도는 수치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력하고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CPI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오는 26~27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정례회의에서 또 한 차례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 1.00%p 인상설도 제기되고 있다.
6월 CPI 영향에 뉴욕 증시도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간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08.54p(0.67%) 내린 3만772.79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7.02p(0.45%) 내린 3801.78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은 17.15p(0.15%) 내린 1만1247.58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국내 증시는 5월 미국 CPI(8.6%) 충격에 3∼4%대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15원 넘게 치솟은 바 있어, 6월 CPI도 상승세를 보인 지금 국내 증시가 어떻게 반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긍정적인 부분은 있다. CPI 중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상승 폭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는 여전히 하락세를 보여 6월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힘을 얻고 있다. 뉴욕 증시도 하락 마감하긴 했지만, CPI 발표 전후 시점(-2~-1.5%)보다 오히려 낙폭을 줄였다. 이미 이틀간 하락 마감해 공포가 선반영된 점, CPI가 이미 지난 경기를 보여주는 후행지표라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CPI를 웃도는 결과가 발표되면 시장에서는 최근 유가 하락을 고려해 안도감이 형성되거나, 아직 물가 고점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실망감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