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현장 [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728/art_16575874496202_7b5654.jpg)
[FETV=성우창 기자] 올 하반기 오일뱅크, SSG닷컴, 케이뱅크, 쏘카 등 대어급 기업들이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상반기 부진했던 IPO 시장의 분위기 전환이 예상되고 있지만 증시 하락세 등 불안 요소가 남아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 환경이 아직 불안정하고, 한국거래소도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심사가 늦어지거나 탈락, 혹은 IPO 일정을 늦추는 기업들이 또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반기 상장이 유력하지만 여전히 리스크를 안고 있는 대어급들도 눈에 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이 다수 예정됐었다. 그러나 불안한 증시 상황 때문에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현대엔지니어링·SK쉴더스·원스토어 등이 상장 일정이 연기·철회했다. 결국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제외한 단 한 곳도 코스피에 상장하지 못했다.
반면 하반기엔 다시 IPO 시장이 열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공모가 밴드가 많이 낮아지고, 재무적 투자자(FI)의 자발적 보호 예수 참여도도 높아지는 추세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공모주 투자 매력이 높아진 것이다.
대어급 IPO 기업들의 상장 일정도 차례로 정해지고 있다. 차량 공유업체 쏘카가 다음 달 초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상장예비심사가 6개월이나 미뤄졌던 현대오일뱅크도 지난달 통과돼 하반기 본격적인 IPO 절차를 앞두고 있다. 케이뱅크·현대엔지니어링·컬리·카카오엔터테인먼트·SSG닷컴 등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다양한 스팩, 리츠, 소재·부품·장비,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박소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상장을 철회했던 기업 중 다시 희망 공모가를 크게 낮춰 진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기업가치가 예전보다 하향 조정되지만, 무엇보다 연내 상장을 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불안 요소는 여전히 남아있어 하반기 IPO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반론이 나온다.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통화 긴축,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이 투심을 누르고 있어 IPO 시장에 얼마만큼 자금이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대어급 IPO가 계속해서 무산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교보생명은 주주간 경영권 분쟁이 발목을 잡아 결국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토스뱅크·무신사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내년을 목표로 했던 IPO 일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뉴욕 나스닥 시장을 노리던 야놀자도 상장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업계 상황상 제값에 상장하기 어려워 사실상 매각이 유력한 상황이다.
다른 대어급들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쏘카는 당초 8월 초순으로 결정됐던 수요예측·일반청약 일정을 모두 연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타사와의 경쟁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 침체 속 지속되는 시중금리 인상은 ‘적자 성장주’인 쏘카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컬리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지난 3월 말 청구했던 상장예비심사가 아직도 승인이 나지 않고 있다. 최근 FI들의 보유지분 의무보유 확약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해 승인 기대감을 높였지만, 여전히 공모가 밴드 산정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걸림돌이 남은 상황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구주매출이 문제다.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아람코 모두 보유 지분을 구주매출할 예정인데, 통상 구주매출 비율이 높은 것은 IPO 흥행에 악재로 해석된다. 공모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이 사업에만 활용되지 않고 특정 주주에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소속 연구원은 "최근 거래소가 상장예비심사 청구 이후 승인을 잘 내주지 않고 있다"며 "담당 인력에 인원 변동도 있고, 시장 상황이 안 좋다 보니 공모가 밴드가 너무 높지는 않은지 신중히 다시 보는 경향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