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수식 기자]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첨단 반도체 기판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와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 맞붙었다. 새 먹거리로 떠오른 분야에서 시설 확충, 글로벌 고객사 확보 등 시장 선점을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LG이노텍은 6일 구미시청에서 경상북도 및 구미시와 1조4000억원 규모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LG이노텍은 연면적 약 23만㎡ 규모 구미 사업장에 내년까지 총 1조4000억 원을 투입한다. 구미 4공장 인수도 포함된다.
투자금은 FC-BGA와 카메라모듈 생산을 위한 제조시설 구축에 사용될 예정이다. LG이노텍은 내년 양산을 목표로 구미 4공장에 FC-BGA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카메라모듈 생산라인 확대도 병행한다. 이번 설비 확장에 대한 투자로 1000여명 규모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이번 투자로 신규 사업 분야인 FC-BGA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세계 1위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LG이노텍은 지난 2월 FC-BGA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분야로 점찍고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FC-BGA는 PC와 서버, 네트워크 등 반도체칩을 메인기판과 연결해주는 반도체용 기판이다.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는데 비해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가 적어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LG이노텍은 FC-BGA오 제조 공정이 유사한 무선주파수 패키지 시스템(RF-SiP)용 기판 등 통신용 반도체 기판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최고 수준 반도체 기판 사업 역량을 활용해 FC-BGA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카메라모듈 역시 LG이노텍 실적을 이끄는 주력 사업 분야다.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기준 11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작년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68%가량 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LG이노텍은 글로벌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시장에서 지난 2011년 이후 줄곧 세계 1위를 이어왔다.
LG이노텍은 기존에 운영 중인 구미 1A, 1, 2, 3공장에 이어 구미 4공장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총 5개 공장을 갖추게 됐다. 구미 사업장은 총 대지면적이 약 37만㎡로 축구장 52개를 합친 규모다.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이번 투자는 LG이노텍과 구미 지역사회, 협력업체들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며 “고객경험 혁신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LG이노텍보다 앞서 FC-BGA 시장에 진출했다. 삼성전기의 올해 1분기 전체 매출 중 패키지솔루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이다. 삼성전기는 미래 핵심 먹거리로 첨단 패키지 기판을 낙점하고 투자를 집중해왔다. 지난해 12월 베트남 생산법인에 FC-BGA 설비와 인프라 구축을 위해 1조원가량 투입했고, 지난 3월 3200억원가량 추가 투자했다. 4월에는 국내 부산사업장에도 3000억원가량 썼다.
삼성전기는 카메라 모듈 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 시장에 집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테슬라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기가 수주한 단일 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다. 삼성전기는 테슬라와의 공급 계약을 계기로 2~3년 내 카메라 모듈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