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코스피·KRX증권 지수 추이 [자료 한국거래소]](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626/art_16565724504298_2975df.png)
[FETV=성우창 기자] 올해 상반기(1~6월) 증권업종 주가가 약 25%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대형 증권사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진 가운데 중소형사간 '주가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증권 지수는 9.79포인트(-1.63%) 하락한 끝에 589.93에 마감했다. 지난 2020년 8월 3일(562.27) 이후 최저치며,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직전 수준이다. 올 상반기만 24.60%나 빠져 동기간 코스피 지수 하락률(-21.66%)을 밑돌았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 6월 고점을 찍은 이후 하반기 10% 가까이 빠질 동안 KRX증권 지수는 5% 하락에 그쳤으나, 결국 올해 역전당한 것이다.
KRX증권지수는 증시에 상장된 증권업종의 주가흐름을 반영하는 지수로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14개 종목이 지수에 포함돼있다.
증권주의 부진은 주식시장 악화 영향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실시해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투심을 악화시켰다. 그 여파로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 시장 유동성이 위축, 증권사들의 수익에 타격을 줬다. 상반기 증권 업황을 대변하는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원으로, 지난해(27조원) 대비 11조원 줄었다.
이에 증권사들은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낼 가능성이 커졌다. 줄어드는 증시 거래대금을 따라 고객예수금과 신용융자 잔고 등 지표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돌파구로 여겨졌던 투자금융(IB) 실적도 주식발행시장(ECM)·채권발행시장(DCM)·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골고루 부진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주 상반기 주가 하락률 [자료 한국거래소]](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626/art_1656572448383_6274b8.png)
총 22개 증권주 중 대형 증권사로 분류되는 미래에셋(-23.47%)·한국금융지주(-23.54%)·NH투자(-27.60%)·삼성(-25.50%)·키움증권(-22.71%)의 주가는 상반기가 지나가는 동안 모두 20% 이상 하락했다. 대신증권(-18.77%)도 20% 가까이 빠졌다. 위탁매매 비중이 높아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낙폭이 가장 큰 곳은 중소형사였다. 한화투자증권(-48.98%)은 지난해 증권주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올해는 40%대로 가장 크게 떨어졌다. 가상화폐 루나·테라USD의 폭락으로 가상화폐 투심이 얼어붙어,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한화투자증권이 코인 관련주로 묶여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양증권(-34.71%)은 배당 성향을 3년째 축소하며 소액주주의 반발을 샀다.
하락폭이 작았던 증권주들도 중소형사 였다. 대형사에 비해 위탁매매 비중이 적었고, 추가 하락할만한 이슈가 없었다. 주가가 가장 덜 내려간 신영증권(-8.00%)은 패밀리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자산관리(WM)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메리츠증권(-11.84%)은 대형사임에도 위탁매매 비중이 적은 편이며, 1분기 IB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으로 지난 4월까지 주가가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부국(-10.63%)·유화증권(-13.15%)도 위탁매매 비중이 적은 곳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보유한 자사주 때문에 아쉬운 일이지만, 특별한 위기의식을 느끼지는 않는다. 시장 상황에 따른 당연한 흐름이기 때문"이라며 "유달리 홀로 낙폭이 크다면 모르겠지만, 다 같이 떨어지는 상황이라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증권주 하락세는 하반기 들어서야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회전율이 저점 구간에 있고, 유동성 축소 우려와 증권사 실적 부진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증시 여건 악화에도 증권업종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 수준인 것은 예전보다 탄탄해진 이익창출역량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표와 업황, 주가 모두 바닥권에 진입한 상태로 판단한다"며 "아직 변화의 단초는 발견되지 않고 있지만 업황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감지될 경우 주가는 탄력적인 상승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