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1 (월)

  •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0.8℃
  • 서울 27.9℃
  • 구름많음대전 28.0℃
  • 흐림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5.5℃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28.2℃
  • 구름조금고창 28.4℃
  • 구름많음제주 29.8℃
  • 흐림강화 26.6℃
  • 구름많음보은 23.2℃
  • 구름많음금산 27.2℃
  • 구름많음강진군 29.6℃
  • 구름많음경주시 26.8℃
  • 맑음거제 28.6℃
기상청 제공


건설·부동산


포스코건설 ‘확정 공사비’ 카드 통할까?

공사비 갈등 우려 없앤다…착공까지 공사비 동결
경쟁사보다 공사비 많아…공사비 포장한단 지적도

[FETV=김진태 기자] 포스코건설이 부산 부곡동 부곡2구역 재개발사업(이하 부곡2구역)에 확정공사비를 제안하고 나섰다. 둔촌주공과 은평구 대조1구역 등 공사비 갈등으로 인한 공사중단 사태를 걱정하는 조합원 마음을 잡기 위한 회심의 카드로 풀이된다. 포스코건설은 조합 측에 예상 착공 시기인 2024년 12월까지 공사비 동결을 확답했다. 다만 경쟁사보다 공사비가 1000억원가량 더 많아 비싼 공사비를 포장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은 부곡2구역 재개발조합에 공사비를 7425억원으로 제안했다. 경쟁사인 GS건설이 제시한 공사비(6430억원)보다 995억원 더 비싼 금액이다. 낮은 공사비를 불러야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줄어들고 이는 수주에 직결되는 만큼 경쟁사보다 1000억원가량 더 비싼 금액을 부른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이 경쟁사보다 더 많은 금액을 부른 것은 한성희 사장의 전략적인 선택으로 읽힌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시공사와 조합 간 공사비 증액 문제를 두고 갈등이 불거지면서 공사중단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는 만큼 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서다. 

뿐만 아니라 공사중단 사태를 가장 우려할 조합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린 둔촌주공은 공사비 갈등으로 시공사와 조합 간 강대강 대치 중 지난 4월 15일 공사가 중단됐다. 은평구 대조1구역도 공사비 문제를 두고 분란이 발생하면서 공사 일정이 미뤄지는 상태다. 

 

포스코건설이 제안한 공사비가 무리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경쟁사가 제시한 금액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착공 당시 공사비는 비슷하다는 시각에서다. 실제 포스코건설이 예상하는 착공 시점인 2024년 12월까지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GS건설의 공사비는 743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최근 1년간 소비자물가지수(4.7%)와 건설공사비지수(11.0%)를 산술평균치(7.75%)를 적용한 결과다. 단순 계산이라 착공 당시 공사비와 다를 수 있지만, 포스코건설이 제시한 공사비가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문제는 포스코건설이 제시한 기일까지 착공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다. 포스코건설은 부곡2구역 재개발조합에 제안서를 보내면서 확정공사비를 말했지만 조건을 달았다. 포스코건설의 원인이 아닌 외부요인에 따라 공사가 늦어지면 2024년 12월 이후부터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한다는 조건이다. 포스코건설의 확정공사비 제안이 비싼 공사비를 포장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현재 부곡2구역 재개발은 시공사 선정 이후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를 받아야 이주를 진행해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보통 건설업계에서는 해당 기간을 빠르면 4~5년으로 보고 있다.  

 

통상 정비계획 변경하는 데 1년, 건축심의 진행하는 데 1년, 사업시행인가에 또 1년 정도 책정하고 이후 종전평가와 관리처분 계획 수립 총회 통과 등을 더해 1년가량의 기간을 잡는 게 보통이다. 이마저도 조합 내홍 등 외부 변수가 없을 때 예상되는 기간으로 5년 만에 이주가 진행된 현장을 ‘우수 사업장’으로 평가한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시공사 뽑고 5년 만에 이주 나가도 빠른 것이다. 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아 재개발 같은 경우는 10년 내 진행돼도 잘했다고 한다”며 “시공사가 공격적으로 2년 만에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은 아니지만, 사실 이뤄지기 어렵다.

사업인가가 한 번에 통과되는 것도 아니고, 설계 변경이라던지 관리처분변경인가를 받아야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2024년 이후 포스코건설이 공사비 증액을 요구할 시 서울 둔촌주공과 같은 공사비 분쟁 사례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곡2구역 A조합원은 “시공사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고 조합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공사 중단 등으로 사업이 길어질까 우려스럽다”며 “시공사들이 조합과 협의를 잘해서 공사비 인상 부문을 적정한 수준으로 미리 반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곡2구역 재개발사업은 부산 금정구 인근 12만5797㎡ 부지에 지하 5~지상 35층 공동주택 19개 동 2029가구 및 부대 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