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성우창 기자] 키움증권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우울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높은 회사 수익구조로 증시 약세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가 실적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2% 내린 2504.51에 마감했다. 2020년 11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코스닥의 하락 폭은 더 컸다. 코스닥 지수는 4.72% 내린 828.77로 추락했다. 증시 약세가 계속되면서 시장 거래대금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국내주식 일평균 시장거래대금은 작년 12월 약 24조원에서 지난달 20조원으로 감소했다.
증시가 공포에 빠진 가운데 올해 초 취임한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위탁매매 1위 증권사로 증시 상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11% 급감한 1411억원에 그쳤다. 시장 거래대금이 감소하며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도 35.3% 감소했다.
2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위탁매매 포함 리테일 시장 점유율은 30%대로 여전히 높지만, 지난 5월 키움증권의 국내주식 약정금액(8조2000억원)과 활동계좌 수(327만좌)는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객예탁금은 4월(9조4000억원)에 이어 5월(9조5000억원) 역시 올해 가장 적은 수준에 머물렀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문제가 불거지고, 각국 재정 긴축도 강화돼 하반기까지 증시 상황이 불확실하다"며 "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에는 좋지 않은 징조"라고 전했다.
실적 부진 전망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작년 말 10만원대였던 키움증권의 주가는 올해 들어 18%가량 하락해 전날 8만8300원에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 증권사를 모아놓은 'KRX 증권 지수'는 16% 떨어졌다.
증권사들은 키움증권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기존 15만원에서 13만원으로, 삼성증권은 13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메리츠증권은 11만5000원에서 11만원으로, 대신증권은 14만원에서 11만5000원으로 내렸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 목표주가는 기존 19만원에서 14만원으로 하향한다"며 "사업구조 상 뚜렷한 실적개선을 위해서는 위탁매매 수수료 증가가 필요 조건이며, 지수상승 등 증시 거래대금 증가가 필요한 상황으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기업금융(IB) 부문 강화에 힘쓰고 있지만 성과를 내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IB 부문 수수료가 전년 대비 8.2% 증가했다. 하지만 전체 증권사 평균(18%)에 미치지 못한다.
2분기도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외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반면 종투사 지정에 따라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에서 빠지게 돼 ▲중소기업 지원 목적 펀드 운용사 선정 ▲일부 펀드 조성 및 자산담보부채권 발행 ▲한국증권금융의 증권담보대출·신용대출 지원 한도·기간·금리 등에 대한 우대를 받을 수 없게 됐다. 초대형 IB로의 도약도 준비 중이지만, 자격요건(자기자본 4조원)을 만족하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현재 보이지 않는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종투사 인가가 이뤄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밝힐만한 사항은 없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계속해서 IB 수익이 증가해왔기에 앞으로도 성장성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