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성우창 기자] 한두희<사진>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올해 다양한 상장지수펀드(ETF) 신상품 출시로 시장에서의 순위 상승을 노리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한화운용의 ETF 순자산총액(AUM)은 업계 7위(2.3%, 1조666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 2018년 말 시장점유율 4위를 기록한 한화운용은 약 4년 만에 3계단 하락했다. 지난해 자산운용업계에 ETF 바람이 불었을 때도 별다른 성장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5·6위인 NH아문디자산운용(1조9611억원)·키움투자자산운용(1조9167억원)과 시장점유율이 0.3~0.4%포인트 차에 불과해 한화운용이 보여줄 가능성에 이목이 모이고 있다. 8위 신한자산운용(5008억원)과는 이미 1조원 이상 AUM 격차를 벌린 상태다. 업계는 한 대표가 한화운용을 5위에 올려놓는 것이 급선무라 입을 모은다. 

1965년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영학 학사 및 카이스트 경영과학 석사를 졸업한 한 대표는 삼성그룹·외환코메르쯔투신운용·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을 거쳐 2015년부터 한화그룹에 들어왔다. 이후 한화투자증권 상무 및 한화생명보험 전무를 지냈으며, 작년 7월 말부터 한화운용 대표이사를 맡았다. 

한 대표가 부임 후 가장 먼저 신경쓴 것은 ETF 조직개편이다. 작년 10월 기존 ETF조직을 ETF사업본부로 격상, 산하에 상품·운용·컨설팅 팀을 뒀다. 또 업계 베테랑이자 ETF 전문가로 통하는 김성훈 ETF사업본부장에 ETF 사업에 관한 전권을 맡겼다. 작년에는 상품을 늘리기보다 줄이기에 집중, 투자가치가 낮은 상품을 없애는 등 라인업을 정리했다.

올해는 '틈새 시장'을 공략한다. 이미 많은 관심을 받은 분야보다는 그간 투자자가 접하기 어려웠던 장기투자 가치가 높은 차세대 성장산업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출시한 세 상품은 모두 기존에 없던 ETF 테마다. 'ARIRANG iSelect우주항공&UAM'은 3월 29일 상장 이후 이달 9일까지 2.15% 올랐는데, 동기간 코스피가 약 5% 하락한 데 비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같은기간 AUM은 199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 1월 내놓은 'ARIRANG 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기업MV' 또한 상장 이후 증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AUM이 약 10% 가까이 올랐다. 2월 상장한 ‘ARIRANG 글로벌수소&차세대연료전지’은 AUM이 오히려 줄어들었으나, 초기 유동성 공급자(LP)들이 설정한 금액은 모두 시장에 매수된 상태다. 한때 수익률이 20%를 넘기도 했다.

이날 상장한 ‘ARIRANG 미국대체투자 TOP10MV' 관련 기자간담회에는 한 대표가 직접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상품은 블랙스톤·KKR·칼라일그룹·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브룩필드애셋매니지먼트 등 미국의 글로벌 대체투자 전문회사 10종목에 투자한다. 고액 자산가 및 기관투자자 위주 대체투자 시장보다, ETF를 통한 간접투자가 개인투자자에게 더욱 유효한 전략이라는 것이 한화운용 측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시기에 대체자산 투자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는 것도 좋은 투자 전략 중 하나”라며 “대체투자는 투자의 기간은 길지만, 전통자산 보다 높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올해 남은 기간에도 ETF 신상품 출시에 집중할 예정이다. 오는 5월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업은 국내 상장 리츠 투자 상품인 'ARIRANG Fn K리츠', 언헤지형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투자 상품 'ARIRANG 미국S&P500(UH)'을 내놓는다. 7월엔 투자자의 생애 주기를 감안한 타겟데이트펀드(TDF)형 ETF 'ARIRANG TDF액티브'를 선보인다. 

한 대표는 "올해 내놓은 상품들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주시기 바라며, 향후 좋은 상품을 출시해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