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성우창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한 가운데 올해 임기 첫해를 시작한 최창훈<사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부회장의 행보에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69년생인 최 부회장은 미국 오하이오대학교 경영학 학사, 코넬대학원 부동산금융 석사를 졸업했다. 이후 삼성에버랜드, 교보생명, BHPK를 거쳐 2005년 미래에셋운용에 입사, 부동산 투자 부문 사장까지 올랐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 부회장으로 승진, 새롭게 미래에셋운용 대표를 맡게 됐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연결 기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56% 늘어난 3991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펀드와 투자일임 상품을 합한 총 총자산규모(AUM)는 142조원이었으며, 운용보수 3524억원을 수수료수익으로 거뒀다. 국내외 적극적인 시장 대응으로 법인 수탁고가 1년 새 33% 늘어 280조원까지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규모가 크게 성장했다. 미래에셋운용의 ETF AUM은 지난해 말 기준 26조원으로, 2020년 말(13조원) 대비 두배 가량 커져 업계 2위를 굳혔다. 1위 삼성운용이 동기간 4조원 성장에 그친 것에 비하면 놀라운 성과다. 글로벌리튬&2차전지, 미국테크TOP10 등 성장성 높은 산업을 대상으로 한 테마형 상품 출시로 개인투자자의 호응을 끌어냈다는 분석이다.
해외 ETF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미래에셋운용의 글로벌 ETF 순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02조원에 달한다. 홍콩·미국 등 현지 법인뿐 아니라 Global X(글로벌 엑스), 호라이즌스 ETFs 등과 같은 ETF 운용 자회사들의 펀드 수탁고가 증가하며 이익을 냈다. 금투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국내 자산운용사 중 해외에서 상품을 판매해 이익을 벌어들이는 유일한 곳이다.
타겟데이트펀드(TDF)를 위시한 연금펀드도 성과를 거뒀다. 미래에셋운용 TDF는 시장점유율 42%가량으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한 해에만 운용 규모가 두 배가량 커진 것이다. 그 밖의 연금펀드도 빠르게 성장해 개인연금, 퇴직연금 각각 업계 1위 수탁고를 자랑한다. 전체 연금펀드 규모는 2020년 말 8조 2700억원 규모에서 2021년 말 10조 88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최 부회장으로서는 지난해 미래에셋운용의 '기세'를 그대로 올 연말까지 이어가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미 정상을 차지한 연금펀드 부문과 해외법인 수익 규모를 유지하는 한편, 국내 시장에서의 ETF도 삼성운용과의 격차를 좁혀 역전해야 한다.
이미 성과는 나타나고 있다. 국내 ETF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35%에서 올 3월 말 기준 37%로 증가해 삼성운용(41%)을 제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특히 ETF 시장에서 비중이 큰 주식형 ETF 시장점유율은 지난달 17일 자로 역전, 1위에 올랐다. 3월에만 단기채권 투자 ETF AUM이 2조원을 돌파하고, 여행·레저 산업 테마 상품 AUM이 2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성장은 계속되고 있다.
해외 ETF 운용 자회사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올 1월 글로벌 엑스에서 혁신기술 소재 기업에 투자하는 ‘Global X Disruptive Materials ETF(DMAT)’를 신규 상장한 한편, 호라이즌스 ETFs는 지난달 25일 종가 기준 운용 규모 22조2000억원(약 181억4000만달러)로 20조원을 돌파했다. 2011년(3조6000억원) 인수 후 11년만에 6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TDF 등 연금펀드에도 여전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올 1월에는 업계 처음으로 전체 연금펀드 수탁고가 1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21일 국내 최대 규모 TDF 상품인 '전략배분TDF2025'는 업계 처음으로 설정액 1조원을 돌파했다. 설정액 규모 2위(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 5062억원)와 3위(미래에셋전략배분TDF2030, 5015억원) 역시 미래에셋운용의 상품이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미래에셋운용이 ETF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적극적인 해외 진출의 결과물"이라며 "올해도 꾸준히 ETF·연금·글로벌에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