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성우창 기자] 핀테크 증권사 카카오페이증권·토스증권이 나란히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며 호된 신고식를 치뤘다.
증권시장 약세가 계속되며 올해 실적도 불투명한 가운데 두 증권사는 강점인 리테일(소매금융) 부문에 더욱 집중하기로 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페이증권(-170억원)·토스증권(-776억원)은 적자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의 주식 거래량 증가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크게 올랐지만, 사업 초기인 만큼 마케팅·운영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적자 규모는 2020년 68억원에서 102억원(150%) 증가했다. 영업비용이 930억원으로, 이 중 756억원을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가 차지했다. 다만 결제서비스와 대출 등 금융서비스에서 발생한 영업수익(752억원)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적자 증가폭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수탁·인수·주선 등 수수료수익이 635억원으로 84.4%를 차지했다.
토스증권의 적자 규모도 2020년 139억원에서 637억원(457.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수익(86억2905만원)이 전년 대비 200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3월 MTS 출시와 함께 정식 서비스를 개시하며 수수료 수익(67억원) 전체 77.9%를 차지했다. 하지만 영업비용은 856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초기인 만큼 마케팅 및 운영비용이 급증해 판관비만 818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페이증권·토스증권의 영업수익은 위탁매매 비중이 높다. 접근성이 높은 플랫폼 사업이 중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도 증시 약세가 계속되며 투심이 가라앉아 주식 거래대금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 따라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감소로 적자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두 증권사는 비교적 수익성이 높지 않은 결제·송금 수수료가 중심 사업인데, 수익 모델이라기보다 고객유인 수단에 가깝다"며 "일단 플랫폼 이용률을 높인 후 투자 등 기능을 더해 시너지를 일으키는 구조이므로 본격적인 수익을 기대하려면 긴 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두 곳 모두 당장의 실적개선을 위한 사업확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개인영업 중심인 리테일 부문 외 법인영업인 홀세일 부문 사업도 운영 중이지만, 기존 계획대로 천천히 경쟁력을 갖춰 나가는 중이다. 토스증권은 홀세일 부문 진출 계획 없이 리테일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증권·토스증권은 최근 업계 처음으로 실시간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개인투자자 대상 영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MTS도 타 증권사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에 못지않도록 캔들 차트를 추가하고 종목에 대한 제공 정보를 늘리는 등 기능을 고도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사업 확장에 따른 인건비 및 전산비, 투자 확대에 따른 감가상각비 등 영업비용의 상승으로 적자를 기록했다"며 "올해 주식 서비스 확대 등 굵직한 사업이 계획되어 있으며, 지금은 단기적인 수익성보다 더 많은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처음 토스증권이 출범할 때 손익분기점 도달 기간을 약 3년 정도로 예상했다"며 "이제 1년을 지나는 시점에서 눈앞의 실적을 의식해 갑자기 계획에서 벗어난 수익 다각화를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