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성우창 기자] 지난해 증시 호조로 역대급 실적을 올린 증권사들의 직원 연봉은 크게 올랐지만 기부금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메리츠증권·하나금융투자·신한금융투자·키움증권·대신증권)의 지난해 순이익 총합계는 8조2668억원으로, 전년 대비 63.9%가량 증가했다. 10곳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주식 시장 참여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가 증대되고, 자산관리와 대출이자 관련 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10개 증권사 직원의 지난해 1인당 평균 급여도 1억5180만원으로 전년(1억2400만원)보다 22.42%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이 가장 많은 2억400만원을 지급했고, 키움증권(1억3300만원)은 전년 대비 증가률은 33%로 제일 높았다.
반면 10개 증권사의 작년 기부금(328억1884만원) 증가률은 12.3%에 그쳤다. 전체 순익 중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0.4%로, 2020년(0.75%)에 비해 오히려 0.35%포인트(p) 낮아졌다.
10대 증권사 중 가장 많이 기부한 곳은 NH투자증권으로 100억3738만원이었다. 2020년(51억9600만원)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많은 높은 증가 폭을 보였다. 순익 중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08%로 높았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ESG 경영 전략도 영향이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 때문에 관련 기부금이 늘어난 덕분"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70억1431만원을 기록, 전년(59억1821만원) 대비 18.5% 커졌다. 그 뒤를 이은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당기순이익(7829억원) 대비 1.13%를 차지하는 57억1803만원을 기부,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이 가장 높앗다. 전년(36억5406만원) 대비 56.5%나 늘어 증가율 2위를 차지했다.
반면 기부금이 줄어든 증권사들도 있다. 높은 직원 급여 인상과 비교해 기부에는 인색하다는 뜻이다. 특히 금투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기부금이 줄어든 A증권사 관계자는 "2020년 기부금이 다른 해보다 비약적으로 높았을 뿐, 최근 5년 평균치로 따져보면 지난해 기부금 규모가 그렇게 작은 편은 아니다"라며 "기부금 단순 비교는 순익의 절대적 규모가 적은 중소형사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증권사 관계자는 "사회공헌 활동이 전부 재무제표상 기부금 항목에 잡히는 것은 아니라서 다소간 억울한 부분이 있다"며 "임직원의 자발적인 활동으로 기부한 금액은 재무제표상 기부금 규모의 4배에 달한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