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성우창 기자] KB증권이 올해 금융투자업계 처음으로 주식발행시장(ECM)·채권발행시장(DCM) 동반 1위에 도전한다.
이에 각 부문을 이끌고 있는 심재송 전무와 주태영 전무, 연대호 상무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해 투자금융(IB) 부문 호실적에 힘입어 영업이익 821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ECM 주관·인수 부문 리그테이블 3위, DCM 주관·인수 분야에서 1위를 기록하며 업계 상위권 IB 강자로 거듭나는데 성공했다. 올해도 KB증권은 DCM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 한편, ECM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ECM·DCM 동반 1위는 국내에서 유례가 없던 일로, 성공한다면 KB증권은 새 역사를 써 내려가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KB증권의 IB 부문을 주관하는 김성현 사장이 선택한 '행동대장'들에게 관심이 모인다. IB1총괄본부장이자 ECM본부장직을 겸하는 심재송 전무, DCM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금융1본부의 주태영 전무와 기업금융2본부의 연대호 상무가 그 주인공이다.
심 전무는 고려대학교에서 학사·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일은증권 애널리스트로 금투업계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2006년 KB투자증권 시절 기업금융팀장으로 입사, KB증권으로 사명이 바뀐 후 구조화금융본부장, SME금융본부장을 거쳤다. 2019년부터 ECM본부장을, 올해부터 IB1총괄본부장을 맡게 됐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으로 이뤄진 기업공개(IPO) 시장 '3강 체제'를 깨뜨린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 전무는 성균관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후 2006년부터 신한금융투자 기업금융팀장을 맡아 본격적으로 IB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2010년 KB투자증권 시절 DCM팀장으로 입사, 기업금융2부장을 거쳐 2019년 기업금융1본부장직을 맡기 시작했다. 채권 분야 업계 베테랑으로 불리는 주 전무는 마찬가지로 채권발행 시장에서 경력을 쌓은 김 사장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인재라는 평가다.
두 사람은 김 사장과 같은 전라남도 출신에 순천고등학교 졸업생으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우연히 이같은 인선이 이뤄졌지만 두 전무는 어디까지나 실력을 인정받아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IB 부문 호실적과 지난 경력들이 이를 입증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DCM 부문 리더인 연 상무에게도 눈길이 모인다. 주 전무의 기업금융1본부는 삼성, LG 등 대기업 및 그룹의 DCM 딜을 맡는 한편, 연 상무의 기업금융2본부는 일부 대기업 딜과 중견기업 네트워크 강화, 글로벌 DCM 영업 등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 상무는 동국대학교 졸업 후 대신증권, 이트레이드증권, 유진투자증권, 아이엠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등 여러 증권사를 두루 거쳐 KB증권에 자리 잡았다.
KB증권 ECM 부문은 지난해 카카오뱅크·롯데렌탈·현대중공업 등 13개 기업 IPO 주관에 성공했으며, 대한항공·한화솔루션 등 22건의 유상증자 주관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올해는 증시 부진으로 투심이 얼어붙어 기업들의 상장 철회나 연기가 잇따르는 등 IPO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역대 최대급 IPO 딜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성공시켰다. 이번 딜로만 약 200억원의 수수료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한 해 IPO 주관 수수료수익과 맞먹는 수준으로, 올해 ECM 업계 1위는 KB증권이 유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DCM 부문 역시 11년 연속 리그테이블 1위를 지켰으며, 중요 사업으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한국수출입은행 등 7건의 글로벌 본드 발행 주관으로 차별성을 확대하기도 했다. 올해도 DCM 1위 수성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업금융1본부는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산하 ‘Global DCM팀’을 확대 개편, 해외채권 발행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금융2본부는 ‘커버리지2부’를 신설해 영업 커버리지를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