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신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며 추가 인상 계획을 알렸다.
시장은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국내 금융시장이 받을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 족의 이자부담 및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16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성명서에는 현재 0.00~0.25% 기준금리를 0.25%p 올려 0.25~0.50%로 결정했다. 지난 2018년 12월 이후 3년 3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상이다.
특히 연준은 올해 추가적인 금리인상도 시사했다. 올해 FOMC 회의는 6회가 남았는데 6회 모두 0.25%p 인상할 것으로 예고한 것이다. 이에 따른 연말 기준금리는 1.75~2.00%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내년에도 3차례 추가 금리인상이 전망된다.
미국의 금리인상 결정으로 인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외화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원화 금리도 높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연내 한은의 기준금리가 1.75%까지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은의 기준금리는 1.25%로 연내 세 차례 정도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한은이 공개한 2022년 제4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 2월 24일 열린 회의에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개월 연속 3%대를 기록, 물가안정목표치인 2%를 상회하는 중이다. 시장에서는 4월 회의에선 한은 총재의 공백이 예상되기 때문에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통위 의장이자 한은 수장인 이주열 총재는 3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차기 총재 임명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금리 인상 가속화는 대출자들의 부담을 더 가중시킬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금리에도 영향을 줘 대출금리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연말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담대 금리를 결정하는 코픽스는 이미 2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6%대 진입을 앞둔 상태로 ‘영끌’이나 ‘빚투’를 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1%p 오를 경우 코스피 지수가 8%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상황 변동은 국내 통화정책보다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편, FOMC의 금리 인상에도 나스닥 지수는 전달 대비 3.8%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CNBC는 “시장이 이날 발표를 수월하게 받아들이는 듯 보인다”며 “통화 긴축은 연준이 경제가 탄탄한 기반 위에 있다고 믿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연준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봤다. 이에 따라 국내증시 역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반등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 증시도 3월 FOMC 기자회견 이후 안도랠리를 펼쳤던 미국 증시 영향에 힘입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3월 FOMC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연속적으로 이어질 것을 암시했으며, ‘다음 회의에서 국채와 기관채, MBS의 보유량을 줄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문구가 추가돼 양적 긴축의 시작이 시장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