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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에스오일·대한항공株, 왜 잘 버티지?

고유가에 정제마진·재고자산도↑...사태 장기화 시 역효과 우려
항공유값 올랐지만 러 영공제재로 운임 상승, 리오프닝 기대감도

 

[FETV=성우창 기자] 고유가·고환율 사태가 길어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정유·항공업종 대표주인 SK이노베이션·S-Oil(에스오일)·대한항공의 주가는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배럴당 6.32달러 줄어든 103.0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연일 급등, 이달 들어 장중 최고 130달러 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미국의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휘발유값 역시 올해 초(1623.79원) 대비 370.63원 오른 1992.59원으로 최근 5년 내 최고가 경신 중이다. 세계 경기 악화 우려로 원·달러 환율도 1달러 당 1242원까지 올랐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유가와 고환율이 원가를 높여 제품 마진율을 낮추자 국내 산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난달 24일 이후 코스피 지수는 소폭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정유업종 대표주 SK이노베이션은 아무런 변동 없는 19만5500원, 에스오일은 5.03% 오른 8만5500원에 마감했다. 유가상승 영향을 받아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에스오일 등 정유사들은 유가가 오를 경우 미리 사둔 원유 가치가 상승해 재고자산 평가 이익이 발생한다. 또한 정제마진도 함께 올라 정유사들의 수익에 기여한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으로, 보통 4달러가 손익분기점 기준이다. 지난달 배럴당 7달러대였던 정제마진은 이달 첫쨰 주 5.7달러까지 내려왔지만, 둘째 주 무려 6.4달러나 급등한 12.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증시 전문가들은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1조2000억원, 에스오일은 39% 상승한 8764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에스오일은 화학과 윤활유 사업은 원가 부담에 따른 수익성 부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제재 강화에 따른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 효과로 정유사업 부문의 실적 호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유가가 장기화 될 경우 석유제품 가격 급등으로 글로벌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석유제품 수요가 위축돼 정제마진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산유국 정유주에 비해 국내 정유주는 힘을 쓰지 못하는 편인데, 원유를 수입해야 하는 국내 환경상 고유가·고환율 사태가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항공업계도 유가 급등으로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할 시 항공유를 사들여야 하는 항공사는 연 평균 약 3000만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기 리스 비용과 항공유 가격은 현재 고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손실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항공주는 미국 주요 항공사들에 비해 크게 선방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 대표 항공주인 델타항공·아메리칸항공·보잉은 2월 대비 20~30% 줄어든 한편, 국내 대장주 대한항공은 지난 2월 최고점(3만800원) 대비 약 7% 하락한 2만8700원에 그쳤다. 또한 이달 10~11일 국제유가가 일시 하락할 당시 국내 항공업종은 대한항공(5.54%), 아시아나(9.25%), 진에어(12.14%), 티웨이(13.69%), 제주항공(14.52%) 등 평균 11%로 일제히 올랐다.


이는 서방국과 러시아 간 영공 진입 금지 조치로 국내 항공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영공 통과를 제한한 국가는 총 36개국이다. 유럽 항공사들의 한국·일본·중국·홍콩 등 동아시아 운항 서비스가 막히면, 공급 부족 현상이 운임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서방 항공사들의 경우 아시아 지역 운행 시 항로 변경에 따른 연료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리오프닝(경기재개)과 시장 재편 등 중요한 이벤트들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최근 정부는 코로나19 접종을 완료한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한 입국 후 7일간 격리 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백신 접종자에 한해 해외 입국 시 자가 격리 의무를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에 본격적으로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대를 준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5553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며 "항공화물운임의 강세가 고유가에 따른 비용증가분을 상쇄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