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진태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달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현금 배당을 한다. 의아한 점은 규모다. 매출은 작년보다 늘었는데 배당 규모는 줄어서다. 업계 일각에서는 기업공개(IPO) 철회로 공모자금 조달이 불가능해지면서 당분간 주주 환원보다는 현금보유량을 늘리는 것으로 방향을 수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23일 열리는 제21기 정기주주총회 제1호 의안으로 ‘주당 1100원 배당’을 실시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날 정기주총에는 제2호 의안으로 홍현성 후보와 도신규 후보의 사내이사 선임안, 제3호 의안으로 이사 보수한도 승인안도 다룰 계획이다.
이번 정기주총에서 가장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되는 거은 주당 배당금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더 늘어났는데 배당 규모는 더 줄어서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은 지난 2017년 이후 성장 추세를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의 2017년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4조6298억원으로 이후 2018년 4조6589억원, 2019년 5조14억원, 2020년 5조2572억원, 2021년 5조3915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배당금도 올랐다. 2017~2018년 주당 1만2000원의 배당금을 줬던 현대엔지니어링은 2019년 들어 1만5000원으로 주당 배당금을 3000원으로 늘린 뒤 2020년까지 1만5000원의 주당 배당금을 이어갔다.
배당성향도 매출과 보조를 맞췄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배당성향은 2017년 27.2%에서 2018년 30.4%, 2019년 36.4%, 2020년 63.2%까지 계속해서 오름 추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번에 주당 배당금을 1100원으로 대폭 낮추면서 배당성향도 전년 대비 반절 가까이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이 2429억원으로 2020년 연간 기록(1718억원)을 넘은데다 4분기 실적까지 고려하면 3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돼서다. 이를 고려하면 배당성향이 20%대에 머물 가능성도 나온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9월 IPO를 앞두고 유통주식 수를 늘리기 위해 주식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나눴기 때문에 작년 주식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 올해 주당 배당금은 1만1000원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이 점을 고려해도 주당 배당금이 4000원 하락하면서 배당금 총액이 1년 만에 1087억원에서 797억원으로 290억원 감소했다. 비율로 보면 26.7%나 줄어든 수치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이처럼 주당 배당금을 확 줄인 배경으로 업계 일각에서는 IPO 철회를 원인으로 꼽는다. IPO 철회로 공모자금 조달이 불가능해지면서 주주 환원 정책에서 현금보유량 늘리기로 방향을 수정했다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공개 공모자금으로 신사업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번 (IPO)철회로 계획이 틀어졌다”며 “최근 러시아 사태도 그렇고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으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현금보유량을 늘리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