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성우창 기자] 급팽창하고 있는 타겟데이트펀드(TDF) 시장을 잡기위한 자산운용사의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목표 시점으로 해 생애주기에 따라 펀드가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하는 자산배분 펀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TDF 설정액 규모는 지난 2017년 약 3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7조원가량으로 23배 이상 급성장했다. 이날 기준으로는 7조6194억원으로 불과 약 2개월 조금 넘은 사이 무려 5200억원 가량 커져 여전한 성장세를 보인다.
특히 오는 7월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도입될 경우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직접 연금자산에 대해 운용지시를 해야 하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자산을 금융사가 알아서 굴려주는 자동투자 제도다. 사실상 방치된 퇴직연금 상당수가 TDF·상장지수펀드(ETF)에 적극 투자돼 수익률 개선이 기대된다.
현재 16개 운용사가 TDF 시장에 참여한 가운데, 점유율 1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42%), 2위는 삼성자산운용(21%)이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KB자산운용(11%), 한국투자신탁운용(10%), 신한자산운용(8%), 키움투자자산운용(3%), 한화자산운용(2%), 메리츠자산운용(1%), NH아문디자산운용(1%) 순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자산배분', '미래에셋전략배분' 두 가지 TDF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순자산 총액(AUM)은 4조2000억원에 이른다. 연금시장이 주목받지 않았을 때부터 연금펀드 전담 운용·마케팅조직을 구성했다. 디폴트옵션 도입에 대비해 최근 운용·마케팅·디지털콘텐츠 전담 인력을 확충하기도 했다. 특히 미래에셋그룹이 가진 글로벌 투자 역량에 기반한 분산투자 TDF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삼성자산운용은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2조1120억원 규모 액티브형 '삼성한국형TDF' 외에도 지난 2020년 출시한 패시브형 '삼성ETFTDF'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AUM은 653억원에 불과하나 ETF·TDF 상품의 인기와 함께 꾸준히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수익률도 상위권에 위치했다. 삼성운용 측에서도 운용·마케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KB자산운용은 지난 1월 'KB온국민TDF'의 운용보수를 7bp(1bp=0.01%p) 인하했다. 'KB온국민TDF2020'의 경우 총보수가 0.56%로 업계 최저수준이 됐다. 최저보수 전략을 통해 연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KB온국민TDF는 글로벌 자산운용업계 1위이자 저보수가 장점인 미국 뱅가드 ETF 상품에 자산 대부분을 투자해 가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들어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가 낸 다양한 성과를 알리고 있다. 2017년 3월 출시 이후 2020년 설정액 5000억원을 달성, 현재 1조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AUM은 1조631억원이다. 특히 ‘한국투자TDF알아서2045펀드’ 5년 수익률은 47.07%로 5년 이상 운용된 TDF 중 최상위권에 위치하는 등 장기수익률 부분에서 자신감을 보인다. 올해 취임한 배재규 신임 대표이사도 ETF·외부위탁운용관리(OCIO)와 더불어 TDF 사업에 힘을 싣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 중 소형 자산운용사들도 도약을 위한 고객 유치에 분주하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내부 조직을 정비해 개인솔루션 본부를 신설, '한화LifePlusTDF'를 포함한 모든 개인 대상 솔루션 상품을 전문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자사 유튜브 채널에 '하나로 TDF' 소개 영상을 업로드, 시청자들에게 '하나로TDF' 존재를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운용사가 판매사는 아니라서 대외적으로 어떤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는 어렵지만,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자사 상품을 노출하려 하고 있다"며 "ETF 위주로 운용하는 패시브형 상품에 대한 수요도 일어나기 시작해 그쪽으로 눈을 돌리는 운용사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