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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임' 정영채 사장이 그리는 NH투자증권의 미래는

창사 이래 첫 '1조 클럽' 가입 등 성과 달성...이사회, 단독 후보 추대
유상증자·조직개편 등 준비 착착...사업 영역 확장 추진 중심엔 '고객'

 

[FETV=성우창 기자] "올해의 금융환경은 지난해만큼 밝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고객 중심의 운영체계와 조직문화를 지속 유지해 나간다면 여전히 우리에겐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2022년 신년사 중)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NH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 후보로 정영채 사장을 단독 추대했다. 사실상 '3연임'에 성공한 것이다. 연임 배경에는 창사 이래 첫 '1조 클럽' 가입 등 탁월한 경영성과가 밑바탕이 됐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1조3167억원, 당기순이익 9479억원을 벌어들였다. 전년 대비 각각 67.2%, 64.3% 늘어난 수치다. 해외주식투자 고객 확대화 디지털 자산관리(WM) 서비스, 투자금융(IB) 부문 실적 호조에 힘입은 결과다.

 

하반기 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헤지 전략, 리스크 관리 등으로 운용손익을 개선했으며,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에서는 해외주식 고객 기반 확대와 디지털 WM 서비스 경쟁력 강화가 성과를 거뒀다. IB 부문은 주식발행시장(ECM), 채권발행시장(DCM), 인수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각 사업부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수수료 이익을 거뒀다. 특히 ECM·DCM 주요 부문 리그테이블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벌써 몇 해째 호실적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정 사장의 연임은 어느정도 예상됐다. 1964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난 정 사장은 경북사대부고를 거쳐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하면서 자금부장과 IB 부장, IB 담당 상무 등 핵심 요직을 거쳤다. 2005년에는 NH투자증권(전 우리투자증권) IB 사업부 대표로 자리를 옮겨 13년간 IB 부문을 진두지휘, IB 관련 분야에서만 30년을 일했다.

 

이후 지난 2018년 3월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2020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재임 기간 4년간 NH투자증권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기적'을 일으켰다. 정 사장은 취임 당시 5년 이후 경상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지켰다. 오는 23일 주주총회에서 선임이 확정될 경우 임기는 2024년 3월 1일까지다.

 

 

상당한 성과를 이뤘음에도 재연임의 걸림돌로 나타났던 것은 피해액 5600억원 규모 사기 사건 '옵티머스 사태'였다. 이 사건에서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사로 드러나자, 정 사장 본인도 최고경영자(CEO)로써 관리 감독 부실 책임에 대해 금감원으로부터 '문책 경고'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문책 경고는 중징계의 일종으로 확정될 경우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정 사장에 대한 최종 징계 확정은 더욱 늦어질 전망이다. 비슷한 CEO 중징계 건에 대한 사법부 판단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감원으로부터 문책 경고를 받았던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징계취소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또 DLF 불완전판매 사태로 받은 중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금융당국을 상대로 낸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행정소송 1심 결론도 오는 14일 나온다.

 

이 소송들에 대한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 사장을 포함한 금융사 CEO 중징계 처분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정 사장과 마찬가지로 문책 경고 통보를 받은 박정림 KB증권 사장 역시 최종 징계가 확정되지 않았으나 연임에 성공했다. 소송 결과에 따라 정 사장의 문책 경고가 감경될 가능성도 커진다. 지난해 12월 옵티머스 펀드 관련 사기·배임 고발에 대해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 결론을 받은 것도 징계가 감경될 수 있단 기대감을 높인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금융권 CEO들에 대한 소송이 끝나기 전까지 제재안이 확정되지 않을 텐데, 앞으로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런 이상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도 확정되지 않은 제재안을 가지고 문제 삼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실적을 이어가기 위한 정 사장의 미래 구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우리의 모든 판단 기준은 항상 '고객'에게 둬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찾고 차별성 있는 접근을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중심으로 새롭고 혁신적인 비즈니스들을 찾는데 끊임없이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미 이달 3일 NH투자증권은 최대 주주 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4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재무구조 개선 ▲초대형 IB 경쟁력 강화 ▲사업 영역 확장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등을 위한 자금을 확보한 것이다. 지난 연말 리테일·IB·홀세일·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등 전 조직을 개편, 고객 니즈와 시장환경 변화 대응에 만반의 준비를 했다. 젊어지고 있는 증권가 추세에 맞춰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젊은 임원을 전진 배치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오는 하반기 펀드 수탁 업무를 시작 등 사업 확장도 예정됐다"며 "최근에는 직접 개발한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운용감시시스템을 오픈하고 자체 빅데이터 플랫폼을 클라우드로 확장 구축하는 등 다방면으로 역량을 강화하는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