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성우창 기자] 올해도 금융투자업계에서 유튜브를 이용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많은 증권사가 연초 유튜브 채널 개편을 통해 시청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신속·정확한 투자정보를 전달하는 한편, 흥미를 끄는 콘텐츠로 주 이용자 층인 MZ세대(2030세대)를 미래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4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자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증권사들은 단순히 실시간 투자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웹드라마나 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시청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 층이 타 매체에 비해 비교적 젊은 MZ세대임을 감안, 이들의 주목을 끌어 미래 고객층으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보유한 곳은 미래에셋증권의 '미래에셋 스마트머니'로, 111만명이 구독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유튜브 채널을 전담하는 미디어콘텐츠본부를 따로 뒀으며, '스타 애널리스트' 출신 서상영 본부장이 직접 담당할 정도로 무게를 두고 있다. 인력 채용에도 집중해 소속 인원이 30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업계 처음으로 버추얼 스튜디오 제작시스템을 도입, 현실적인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구현해 고객에게 생동감 있는 투자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5편으로 구성된 웹드라마 '미래의 회사'가 누적 조회 수 30만회로 인기를 끌었다.
구독자 수 106만명으로 미래에셋증권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삼성증권 유튜브 채널 'Samsung POP'은 '다비다' 시리즈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영상 컨텐츠를 늘려나간 결과, 2019년 말 한자리 수에 불과했던 35세 미만 시청자 비중이 이달 초에는 40% 수준까지 크게 늘어난 바 있다. 업계 처음으로 누적 조회 수 7000만회를 돌파하기도 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지난달 MZ세대에 더욱 초점을 맞춘 콘텐츠 개편안을 발표했다. ▲20대 초보 투자자 및 유명 유튜버 등이 출연하는 투자 예능 버라이어티쇼 'MBTI 투자토크쇼' ▲증시 관련 용어의 영어표현을 알아보는 '보캐노믹스'와 '밈글리쉬' ▲어린 시절 모두가 보고 자란 동화 속 이야기로 투자를 공부하는 '투자동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전쟁사에서 배우는 투자 지혜' ▲MZ세대들의 주식 용어를 퀴즈로 맞춰보는 '요즘주식' 등을 내보낸다.
구독자 수가 크게 뒤처지는 타 증권사도 유튜브 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지, 올 초 채널 개편으로 맞불을 놓기 시작했다. 구독자 5만4000명대를 기록 중인 신한금융투자도 지난달 개편을 통해 ▲국내 유망기업을 소개하는 ‘소개팅’ ▲해외 유망기업을 소개하는 ‘10분 해외주식’ 등을 신설했다. 더불어 긴급대담 프로그램 등 시장 변동에 맞춰 수시로 적시성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한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과 애널리스트·패널이 직접 출연해 더욱 깊이 있는 투자정보 전달에 집중한다.
약 2만7000명이 구독 중인 교보증권 유튜브 채널 '머니텐TV'도 개편을 시작했다. ▲시황·투자전략을 전달하는 '주간나침판' ▲주요 경제 이슈·서적을 소개하는 '투자의 온도' 등 신속한 투자정보 제공과 소통에 집중한다. 특히 '삼프로TV' 등 각종 유명 유튜브·예능에 출연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박병창 교보증권 영업부장이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만들며, 타 영상보다 높은 평균 조회 수 1만~2만회를 기록해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도 유튜브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들어 삼성자산운용은 구독자 수 10만60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업계 최초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이래 이날 기준 업로드한 콘텐츠가 300개를 뛰어넘었고, 누적 조회 수 3243만회를 자랑한다. ▲개그맨 김재우 부부가 출연하는 예능과 함께 펀드 매니저들이 직접 설명하는 상품 영상 ▲중요한 뉴스를 쉽고 재밌게 설명하는 ‘이 뉴스 머니’ ▲시황·투자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정기 웹 세미나 등 콘텐츠를 제공한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연금투자에 대한 영상도 만날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유튜브 채널도 구독자 수 10만4000명으로 뒤를 잇고 있다. 주요 콘텐츠로는 ▲펀드매니저가 외계인과 언택트 인터뷰를 통해 펀드 투자 포인트를 살펴보는 ‘언택트 인터뷰' ▲안정적인 노후 준비를 위한 정보를 전달하는 ‘든든한 연금 준비’ ▲펀드매니저가 직접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를 소개하는 ‘제펀제소’ 등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60초 펀드’, ‘BBIG 투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함께’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구독자가 10만명 늘면 매출이 얼마 늘었다' 식으로 정량적인 성과 판단은 어렵다"며 "유튜브를 통해 금투사를 접한 시청자들을 미래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업계에서 중요시 여기는 디지털 혁신 방침과도 맞닿아 있다는 점이 유튜브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