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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1.25% 동결...두번 연속 인상 후 ‘숨고르기’

확진자 급증·가계대출 주춤 등 영향...세차례 연속 인상은 ‘부담’
커지는 인플레이션 압력...미국發 긴축 등에 인상 가능성↑

 

[FETV=권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이미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한은이 3회 연속으로 금리를 올리지 않고 숨 고르기 차원에서 이달 금리 동결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미크론 확산세 등을 고려한 조치이나 뛰는 물가와 금융 불안정 등을 고려해 다음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한은은 24일 열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25%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는 초단기금리인 콜금리에 즉시 영향을 미치고, 장단기 시장금리, 예금 및 대출 금리 등의 변동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실물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은은 3·6·9·12월을 제외하고 매년 8번 금통위를 열어 물가 동향, 국내외 경제 상황, 금융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는 오미크론 확산세가 위협적인 수준에 이른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치명률이 0%대로 낮아졌다고는 하나 연일 15~17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점은 경제위축의 변수로 작용하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24일 0시 기준 국내 확진자 수는 16만9846명으로, 17만명에 육박했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이 주춤하고 가계대출 증가폭이 줄어든 점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계대출의 경우 지난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2000억원으로 작년 12월 말보다 4000억원 줄어들었다. 전월 2000억원 감소에 이은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여기에 이주열 총재가 내달 말 퇴임을 앞둔 만큼 기준금리를 3번 연속 올리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은이 그동안 3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각각 0.25%포인트(p)씩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에 기준금리는 코로나 직전 수준을 회복했다.

 

금융권은 오는 4월 또는 5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가 오를 것이라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와 큰 폭의 금리 인상과 긴축을 시사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버퍼를 마련할 필요가 커지면서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나는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으면서 금리를 올릴 여지가 아주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경제 상황에 따라 오는 3월 FOMC 회의에서 0.5%p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커지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도 다음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는다. 한은이 24일 발표한 ‘2022년 1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한 달 전보다 0.9% 상승,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와 약 한 달간의 시차를 가지므로 금융권에서는 소비자물가 역시 상승했을 것이라 추산하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0%와 1%p 이상 차이가 난다.

 

이미 이 총재가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 시장에 지속해서 메시지를 보내왔던 점도 다음 금통위가 금리를 올리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다. 이 총재는 지난달 14일 금통위 회의 뒤 “여러 가지 기준으로 비춰보면 기준금리가 1.5%가 된다 하더라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기준금리가 2차례 더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그 시기는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한 이후인 5월과 7월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