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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클럽’ 증권사, IB에서 답 찾는다

조직개편·인사 등 투자금융 역량 강화 잰걸음
금리 인상·재정 긴축 우려 등 악재 타개 전략


[FETV=성우창 기자] 국내 5개 '1조 클럽' 증권사가 지난해 호실적을 이어가기 위해 '투자금융(IB)'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국내외 기업·대체자산 등 투자 확대를 위한 공모채 발행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연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증시 부진으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트레이딩 등 전 사업 부문에서 이익 감소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조 클럽'은 영업이익 1조원을 의미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 등 5곳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역대 최대 규모인 1조4858억원으로 지난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NH투자증권은 1조3167억원, 삼성증권은 1조3111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1조2889억원을, 키움증권은 1조2088억원을 벌어들였다. 증시 호황에 따른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위탁매매 수수료가 크게 늘어나고, IB·자산관리(WM) 등 전 사업 부문이 성장을 이룬 결과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위탁매매 수수료로만 따지면 증시 호황으로 크게 증가한 것은 맞지만 전체 수익 비중으로 봤을 때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다"며 "단 증시 호황과 주식투자 열풍이 IB와 전체적인 WM 부문 성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발 금리 인상·재정 긴축 우려,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증시·거래대금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 새로운 위기가 나타난 가운데 1조 클럽 증권사 수장들은 지난해 호실적을 이어가기 위해 'IB 강화'를 중심으로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조직개편을 통해 IB 조직을 기존 2총괄 16부문에서 5총괄 19부문으로 개편했다. 조웅기 부회장 등이 직접 총괄직을 맡아 총괄 중심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영업 부문 확대, 리스크관리 강화, 관리 부문의 효율에 초점을 둔 것이다. 이중 글로벌 부문을 IB1 총괄 산하에 배치한 것이 눈에 띈다. 최 회장의 올 신년사에 따르면 본사와 해외법인의 IB 역량을 더욱 강화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효율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임에 성공한 정일문 한투증권 사장은 IB2 본부 산하 주식발행시장(ECM) 부와 인수영업3부, PF 그룹 산하 PF 전략부를 신설해 IB 역량 강화를 꾀했다. 다수 해외 법인을 둔 글로벌 IB인 만큼 사장 직속 글로벌사업본부를 만들고 글로벌 투자 전문가로 평가받는 빈센트 앤드류 제임스 상무를 앉혔다. 글로벌 사업 경쟁력과 부문별 시너지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단 정일문 사장이 평소 속도보다 내실 있는 성장을 강조하는 만큼 당장 어떤 성과를 내기보다 내부적인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뒀지만 경영 능력이 입증된 만큼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ECM·채권발행시장(DCM) 부문 상위권을 달성한 데 만족하지 않고 IB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그간 비교적 뒤쳐졌던 인수합병(M&A)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강화를 위해 관련 사업부 내 어드바이저리 본부 및 부동산금융 4부를 신설했다. 또한 윤병운 IB1 사업부 대표 전무와 최승호 IB2 사업부 대표 전무를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역시 연임에 성공한 장석훈 사장의 삼성증권은 'WM 명가'답게 초고액자산가 수가 늘고 디지털 고객 잔고가 급증하는 등 성과를 거뒀지만, IB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다. 이에 지난 연말 신원정·임병일 전 부사장이 교체되고 삼성증권 IB 부문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이상현 상무가 총괄 대행을 맡았다. 또한 기존 하나의 부문이었던 IB 사업부를 IPO와 채권 발행 등 수수료 기반 전통 IB 영업을 맡는 ‘IB1 부문’, 대체투자와 부동산 PF 등 자기자본을 활용하는 비즈니스를 맡는 ‘IB2 부문’으로 개편했다.

 

키움증권은 이현 부회장의 뒤를 이어 올해부터 황현순 사장이 대표직을 맡았다. 황 사장 역시 키움증권 창립 멤버로 위탁매매 의존도가 큰 키움증권의 현실을 잘 알고 있다. 키움증권은 현재 금융당국이 종합금융투자사 인가를 심사 중이며, 확정되는 대로 IB 부문 도약이 가능하다. 종투사는 자기자본 200%까지 일반 기업 및 헤지펀드 등에 신용공여가 가능해진다. 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전담 중개업무 등이 허용되고 자본 건전성 규제도 완화된다.

 

또 다른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2월 초까지 결정되는 증권사 각 부서 사업계획은 연말 조직개편 및 인사나 수장의 신년사에서 나타나는 방향성에 큰 영향을 받기 마련"이라며 "IB뿐 아니라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및 각종 디지털 상품 등 새로운 시장에 업계 전체가 달려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