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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 달성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올해 과제는

증시 호황에 위탁매매·IB 등 전 부문 골고루 성장
'미국발' 업황 악화 우려에 기존 '수익구조' 탈피 필요

 

[FETV=성우창 기자] 국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지난해 큰 폭의 성장에 성공하며 금융지주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증시 호황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 증가 등 투자금융(IB), 자산관리(WM) 부문 등 전 사업이 고르게 성장했다. 다만 올해 업계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여 호실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기존 수익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둔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전년 대비 104.4% 커진 1조447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9.4% 증가한 1조2889억 원을 기록했다. 자기자본은 1조3373억원 늘어난 7조1510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 22.3%를 이뤄 국내 대형사로는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도 2400%에 가까워 수익성·안정성을 갖췄다.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 IB 전반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점 등이 수익 개선을 이끌었다. 해외주식 거래 활성화와 비대면 채널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위탁매매 부문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2분기 사모펀드 전액 보상을 단행하면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지만 3분기 카카오뱅크 IPO에 따른 지분법 이익이 포함되며 부담을 줄였다.
 

NH투자증권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9479억원, 영업이익 1조3167억원으로 창사 이래 첫 1조원 및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IB 부문 주식발행시장(ECM) 리그테이블 1위, 채권발행시장(DCM) 2위를 달성하고 인수금융·PF 부문에서도 성과를 거두는 등 각 사업부의 경쟁력이 실적을 견인했다. WM 부문에서도 해외주식 고객 기반이 확대되고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통해 우수한 실적이 나타났다. 트레이딩 부문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및 헤지 전략 등을 통해 손익변동성을 완화, 탁월한 운용손익을 달성했다.

 

KB증권의 지난해 순이익은 6003억원, 영업이익은 821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8.33%, 41.89% 성장했다. IB 부문에서 DCM 1위를 11년 연속 수성한 데 이어 ECM 부문에서도 상위권에 도약했다. 인수합병(M&A)도 두산인프라코어·교보생명 등 대형 딜과 해외인수금융 수행에 힘입어 국내증권사 중 1위에 올랐다.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은 상장지수증권(ETN) 신상품 수와 잔고가 확대됐고, 주가연계증권(ELS) 연간 발행 수도 1위를 달성했다. PF·기관영업 부문에서도 많은 성과가 있었다.

 

하나금융투자의 지난해 순이익(5066억원) 역시 역대 최대 실적으로 전년 대비 23.3% 커졌다. 새로운 소비층인 MZ세대(2030세대) 공략을 위해 증여랩·힙합랩 등 트렌드를 주도하는 대표상품을 육성하고,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원큐스탁'을 새로 선보이는 등 디지털 강화 전략이 주효했다. 또한 국내외 대체투자·인수금융, 프라이빗에쿼티(PE) 투자 등 IB 부문 전반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 신재생 에너지·폐기물·탄소배출권 등 사업의 선제적 진출도 있었다. 해외 시장에서는 심천법인 흑자전환, 베트남 등 신흥국에서의 전략적 제휴 등이 성과를 뒷받침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지난해 순이익은 32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7.3%나 늘었다. 신한금투의 실적 상승의 원동력도 위탁매매 수수료와 IB 부문의 수익 증가로, 이를 포함한 수수료수익은 전년 대비 14.6% 상승한 8485억원이었다. 특히 자기매매수익도 13.6% 상승한 6523억원을 거뒀다. 그러나 4분기 467억원 당기순손실로 적자 전환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투자상품 관련 1145억원의 영업외손실이 발생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금융 계열 증권사들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1639억원, 영업이익 2265억원을 벌었다. 2년 연속 1000억원대 순이익과 영업이익 기준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 갱신은 물론 5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ROE도 14.5%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 IB·PF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상품운용 사업 부문의 영업호조가 호실적을 이끌었다. 셀다운 등을 통해 우발채무도 적극적으로 관리했으며, 부동산채무보증비율도 규제 기준을 지키고 있다. 상품운용 사업은 장외파생상품 운용과 PI 등 고유재산 운용 부문의 평가이익 증가로 크게 증가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1161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17.4% 커졌다. 마찬가지로 IB 부문 수수료 및 유가증권 관련 이익 증가가 부각돼 수수료 부문 이익은 총 1898억원을 기록했다. ROE는 12.60%를 기록했다. BNK금융그룹의 지난해 순이익(7910억원)에서 BNK투자증권이 차지하는 기여 비중은 14.7% 수준으로,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한 그룹의 꾸준한 전략적 투자가 큰 성과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실적이 작년 '반짝 호황'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위탁매매 수수료는 지난해까지 이어진 국내 증시 강세로 커진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결과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발 금리 인상·재정 긴축 우려,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증시 및 거래대금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 PF 역시 수년간 계속되는 규제·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수익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 현대엔지니어링·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모빌리티가 상장계획을 철회하고 인카금융서비스·바이오에프디엔씨 등 중소규모 업체도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는 등 IPO 시장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악화된 투자심리와 감소된 유동성으로 인해 거래대금 관련 모멘텀이 단기간에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해외 딜이나 구조화 금융 등 IB 부문 성장과 배당수익률을 기반으로 한 자본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주가를 차별화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