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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2위' LG엔솔 상장 첫날 성적표는

외국인 매도 폭탄에 '따상' 실패하며 50만5000원에 마감

 

[FETV=성우창 기자] 올해의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에는 실패했지만 시가총액 110조원대로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코스피 2위에 올랐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G엔솔이 코스피 시장에 등장, 종가 기준 시초가 보다 15.41% 하락한 50만5000원에 마감했다. 상한가는 물론, 개장 전 호가 접수를 통해 형성된 시초가도 59만7000원으로 공모가(30만원) 두 배에 미치지 못해 따상에 실패했다. 하지만 공모주 일반 투자자들은 1주당 20만원 가량 차익을 봤다. 시가총액은 118조1700억원으로 SK하이닉스를 밀어내고 코스피 시총 상위 2위에 안착했으며, 모회사 LG화학의 시가총액(43조613억원)을 훨씬 뛰어넘었다.

 

앞서 LG엔솔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과 개인투자자에게서 주문을 받은 일반 공모주 청약을 통해 흥행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역대 최대 수준인 2023대 1로, 수요예측에 참여한 수량 기준 58.3%가 의무보유확약을 결정했다. 일반 청약 때는 442만4000여명이 몰렸다. 중복 청약이 금지된 이후 가장 청약 건수가 많았던 카카오뱅크(약 186만건)의 2배를 훌쩍 넘었으며, 중복 청약자를 포함해 가장 건수가 많았던 SKIET(약 474만건)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LG엔솔의 상장 초기 주가가 일시적으로 폭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전체 상장 주식 중 상장 첫날 유통 가능 물량이 8.85%였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IPO 대형주인 카카오뱅크(22.6%), SKIET(15.04%), SK바이오사이언스(11.63%) 등과 비교해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기관별 의무보유확약 비율 중 국내 기관투자자의 경우 배정 물량 기준 96.5%가 의무보유확약을 했지만, 외국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27.1%에 그쳤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보유한 937만7750주의 미확약 물량이 상장 당일 쏟아질 가능성이 있어 '따상' 가능성에 의문 부호가 붙었다. 실제로 외국인은 개장 직전 매도물량 40만주를 쏟아냈으며, 장 마감 기준 약 140만주(7070억원)를 던졌다. 이날 코스피 외국인 총 순매도 규모(1조6294억원) 중 43%가 LG엔솔에서 나오며 전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속되는 외부 악재도 투심을 악화시켰다. 금리 인상 등 긴축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간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 후 강경한 금리 인상 의지를 보이자,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 3대 증시가 모두 하락 반전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이 깊어지는 것도 한 가지 요인이었다.

 

단 LG엔솔의 주요 지수 편입은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신규 상장 종목은 상장일로부터 15거래일간 하루 평균 시총이 코스피 상위 50위권을 유지할 경우 코스피200 지수 특례편입에 대한 심사를 받을 수 있다. 별다른 악재가 없다면 오는 3월 10일 무난히 코스피200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음달 9일 FnGuide2차전지산업지수, 14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국(MSCI EM) 지수 및 전 세계(MSCI ACWI) 지수 편입 가능성도 높다. 이들을 통해 LG엔솔에 유입되는 자금은 1조2592억원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시총 2위 대형주라 주가 급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그만큼 각종 펀드 및 연기금 수요, 해외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 외 MSCI, 영국 FTSE 지수 편입에 따른 자금 수요 등이 하방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LG엔솔 임직원들은 고대하던 따상에 실패했지만 여전히 상당한 스톡옵션 평가차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스톡옵션이란 특정 시점에 약속한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임직원 1인당 우리사주 600~1400주를 받았는데, 중간값인 1000주를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1인당 2억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이는 LG엔솔 증권신고서 기준 임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 6600만원의 3배에 달한다.

 

회사 입장에서도 주가 폭등에 의한 임직원 퇴사 가능성이 줄었다. 우리사주는 상장 후 1년 동안 보호예수돼 팔 수 없지만 퇴사하면 한 달 후면 처분할 수 있다. 지난 2020년 SK바이오팜은 주가가 한때 공모가 대비 5배 이상 오르면서 퇴사자가 대거 발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등에서도 일부 직원이 우리사주 처분을 통한 수익 실현을 위해 퇴사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