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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현대ENG, 기업공개서 10조 몸값 이룰까

[FETV=김진태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O)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광주서 일어난 붕괴사고로 건설업에 대한 악재는 남아 있는 상황이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 흥행에 대해선 대체로 낙관적인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25~26일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거친 후 다음 달 3~4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청약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KB증권·현대차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삼성증권 등 7곳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가 희망 범위는 5만7900~7만5700원(액면가 500원)이며 희망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최대 6조520억원이다. 현재 모회사인 현대건설의 시가총액은 4조7493억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하면 시총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에 일각에선 공모가가 너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와 해외의 건설사들의 가치를 분석해 그 평균값을 바탕으로 공모가를 산정했다. EV/EBITDA라는 방식으로 배수를 구했는데 이는 비교 대상 회사들의 기업 가치가 1년에 버는 현금성 영업이익의 몇 배인지 계산한 것이다.


그 평균 배수를 현대엔지니어링 이익에 적용해 기업 가치를 결정했는데 12개의 비교 대상 기업 중 9개가 세계적인 기업이고 국내 건설사는(삼성엔지니어링·대우건설·GS건설) 3개다. 세계적인 건설사들의 기업 가치를 기준으로 몸값을 너무 부풀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업계에선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 실적이 우수한 만큼 시총이 10조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로 건설주에 대한 투지심리가 약화된 것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자사의 미래 경쟁력과 사업성을 강조해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 짓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2020년말 기준 매출 비중은 ▲플랜트·인프라 45.5% ▲건축·주택 43.5% ▲자산관리 및 기타 11%로 구성됐다. 국내외 매출비중은 각각 50%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신규 수주는 10조146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 6조9233억원 대비 44.6% 증가했다. 수주 잔고는 27조7800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2020년말 매출(7조1884억원) 기준으로 4년치 가량의 일감을 확보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에너지 전환 및 친환경 분야의 6가지 신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폐플라스틱 자원화 ▲암모니아 수소화 ▲초소형원자로 ▲자체 전력 생산사업을, 친환경 분야에서 ▲CO2 자원화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사업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환경 신사업은 기존 사업에서 축적된 엔지니어링 역량과 다양한 사업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 신사업의 성공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은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밑거름을 만들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의 구주 매출 규모가 크고 향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수요예측이 흥행에 성공해 공모가가 최상단에서 결정된다면 정 회장(534만주)은 4043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142만936주)은 최소 823억원을, 현대글로비스(201만3174주)는 1166억원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21.4%)→현대차(33.9%)→기아차(17.3%)→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다. 정 회장의 현대차그룹 핵심3사 지분율은 ▲현대차 2.62% ▲기아 1.74% ▲현대모비스 0.32%다. 정 회장은 확보한 자금으로 지주사 역활을 해왔던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이 크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시장 기대치보다 낮은 수준의 예상 공모가 밴드가 시사하는 것은 결국 상장을 하겠다는 의지로 이정의선 회장 지분의 구주매출이 단기에 나타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상장 이후 실적 성장과 신사업 확대를 통한 점진적 기업가치 극대화가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