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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조 환불' LG엔솔 상장 수혜 종목은

관련주·IPO·ETF 재투자 가능성 커...증시 이탈 가능성도

 

[FETV=성우창 기자]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일반 투자자의 증거금이 환불되면서 총 111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어디로 흘러 들어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1일 LG엔솔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일반 투자자 440만명의 증거금 환불 절차가 시작됐다. 청약 증거금 총 114조1066억원 가운데 개인 투자자 몫으로 배정된 주식(1097만482주, 3조2911억원)을 제외한 110조8154억원이 주식시장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환불일 당시 개인투자자들은 9000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2위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 및 긴축 조치 여파로 국내 증시 약세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안정적이면서 주가가 많이 낮아진 대형주를 선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은 약 110조원 중 일부는 오는 27일 상장될 LG엔솔 주식을 매수할 가능성이 있다. LG엔솔은 상장 후 유통 가능한 물량이 전체 주식의 10% 내외로 적은 편이라 주가에 긍정적이다. 이 물량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수요경쟁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예정된 다른 공모주에 유입될 가능성도 크다. 다음 달 3일부터 6조원 규모 현대엔지니어링 일반 청약이 예정됐다. 이후 1조원 이상 대어급 기업공개(IPO)만 원스토어·현대오일뱅크·교보생명·마켓컬리·쏘카 등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도 이지트로닉스·스코넥엔터테인먼트가 지난 21일까지 일반 청약을 진행했으며, 이날부터 아셈스·나노나래텍도 모집에 나선다.

 

LG엔솔 관련 수혜주나 다른 2차전지 테마주에 투자될 수도 있다. 우선 2차전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기초지수 편입 종목 중 LG엔솔이 들어갈 예정으로 리밸런싱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종류는 총 4가지다. 'TIGER 2차전지테마'가 다음 달 9일,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와 'TIGER KRX2차전지K-뉴딜'은 3월, 'KODEX 2차전지산업'은 6월에 반영될 전망이다.

 

LG엔솔 관련 장비 및 소재 생산 업체들도 주목된다. LG엔솔은 1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미국 등 공장 증설에 투자할 예정인데, 그에 필요한 장비를 공급하는 티에스아이·씨아이에스의 신규 수주액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기준 티에스아이는 전장 대비 4.04% 하락했으나, 이달 들어서만 25% 넘게 주가가 오른 1만3050원에 마감했다. 씨아이에스는 전장 대비 2.47%, 이달 들어 15.28% 상승한 1만6600원을 기록했다.


2차전지 생산에 필요한 소재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한편, 현재 중국의 탄산리튬과 니켈·코발트·망간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해 오르는 판가만큼 소재 업체가 혜택을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증설과 생산량 증가 모멘텀이 계속되는 대장주 에코프로비엠·엘엔에프에 주목한다. 단 에코프로비엠은 21일 발생한 공장 화재 사고로 4.66% 하락한 43만3800원에, 엘엔에프도 1.54% 하락세를 기록해 19만8500원에 마감했다.

 

LG엔솔 같은 2차전지주 중에서는 삼성SDI가 눈에 띈다. LG엔솔 상장일이 다가오며 주가가 약세였는데, 아직 고성장 중인데도 저평가받는다는 것은 좋은 매수 포인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매출액은 지난해만 4조5000억원이며, 오는 2025년 1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투자의견을 매수, 목표주가 87만원으로 신규 커버를 시작한다"며 "본격적인 투자 활성화로 LG엔솔향 장비업체 수혜가 예상되고,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소재주의 어닝 모멘텀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환불금 중 상당액이 시장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모가가 높고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빚투(빚내서 투자)' 비중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청약 첫날이었던 지난 18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전날보다 1조3718억원 커진 50조7200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금리 인상 영향으로 대출금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돌아온 자금을 대출금 상환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증권사들은 '자금 붙잡기'에 나섰다. KB증권은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고객과 신규·휴면 고객 대상으로 특판 환매조건부채권 매수 기회, 발행 어음 특별 제공 등 이벤트를 준비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달 중 공모주 청약에 신청한 고객을 대상으로 일부 금융상품 매수할 경우 추첨으로 백화점 상품권을 제공하는 '공모주 환불금 재투자'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 시기에는 신규 거래 고객이나 평소에 거래하지 않다가 들어오는 휴면 고객들도 많다"며 "환불금으로 새로운 투자처를 고민하는 고객들을 위해 준비한 이벤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