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성우창 기자]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국내 기업상장(IPO) 시장의 새역사를 썼다.
시장에서는 상장 과정에서의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 가능성과 함께 LG엔솔의 투자 매력에 주목하고 있다. LG엔솔은 화재를 방지하가 위한 배터리 안전성을 확보, 수익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일반 청약을 마무리한 LG엔솔은 증거금 144조원을 끌어모아 국내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 흥행을 기록했다. 청약 건수도 442만여건으로 중복청약 이후 가장 많았으며, 중복 청약을 포함해도 SKIET(474만건)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
LG엔솔은 오는 27일 코스피 시장에서 첫 거래를 개시한다. 시초가는 상장일 오전 8시 30분~9시 공모가(30만원)의 90∼200% 범위에서 호가를 받아 매도 호가와 매수 호가가 합치하는 가격으로 정해진다. 여기에 가격 제한폭(장중 상하 30%)이 적용된다.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70조2000억원으로 코스피 시장 3위 규모다. 만일 따상에 성공한다면 주가는 최고 78만원까지 오를 수 있으며, 시총은 182조5000억원으로 SK하이닉스(92조5000억원)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할 수 있다.
따상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이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이 전체 주식의 10% 미만에 불과하며,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 조기 편입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1조원이 넘는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단 최근 따상에 성공한 공모주가 적고,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코스피가 연초 이후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여 단언은 어렵다.
한편 단기 호재가 아닌 LG엔솔 자체가 가진 투자 매력도 주목된다. LG엔솔은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소형 어플리케이션용 배터리를 제조·판매하는 2차전지 제조사다. 배터리 업계는 점차 전기차 시장이 커지며 배터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이를 생산할 시설이 부족하고 증설 속도가 느린 상황이다. 유럽은 오는 2030년, 미국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가 금지돼 전기차 배터리 소요량이 세계 평균 50%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업체로부터 안정적인 물량을 조달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으며, LG엔솔은 현대차, 혼다, 포드 등과 합작투자(JV)를 추진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시장에서 가장 많은 고객사를 확보해 시장점유율이 2025년 26%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또 빠르게 성장하는 수요에 대응해 생산능력을 2025년 400기가와트시(GWh)까지 키운다.
한편 배터리 업계는 지금까지 성능 향상에 따른 시장 점유율이 중요했지만, 올해부터는 안정성에 기반한 수익성 확보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오랜 기간 핸드폰 등 여러 가전 제품에서 배터리 화재 사고가 많았고, 최근에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다. LG엔솔은 2019년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전기차 배터리 등으로 4번의 리콜을 단행, 막대한 손해와 함께 IPO 일정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앞으로 규모가 커질 수록 '불조심'이 LG엔솔의 미래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LG엔솔도 이 점을 인지하고 위기관리에 나섰다. 원통형 배터리 생산량을 늘리는 한편, 파우치형 배터리에는 'Z-Stacking'이라는 공정 방식을 도입해 결함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타입 중 원통형이 가장 안정적이고 파우치형이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지 소재 중 안정성이 뛰어난 LFP 배터리를 ESS에 적용, 장기적으로 차량용 적용을 노린다. 주행거리 등 단점이 있었으나 최신기술로 이를 극복할 수 있게 됐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52만원을 제시한다"며 "신공정 도입, 원통형 증설 등으로 불확실성으로 여겨졌던 화재 이유를 제거하고 글로벌 톱티어 위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