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진태 기자]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신사업부문 강화에 나선다. GS건설의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는 신사업부문의 성장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포스트 임병용' 입지 굳히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허 사장은 GS건설의 신사업 부문을 독자적으로 진두지휘하는 등 사실상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허 사장은 사업 초기부터 맡아온 모듈러 주택사업의 추가 인수합병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사업 부문의 대장격인 GS이니마의 기업공개(IPO)도 주요 포인트다. 친환경 사업의 한 축인 2차전지 재활용사업도 공장 건설에 들어가는 등 사업 성과가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2020년 단우드·엘리먼츠 인수…올해 추가 인수가능성 ‘솔솔’=GS그룹 각 계열사는 올해들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신사업 발굴과 추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 GS건설도 올해 주요 경영방침 가운데 하나로 신사업 강화를 꼽았다. 성장성 확보를 위해 신사업부문의 외형확장과 기술경쟁력 확보 등에 집중하겠다는 전략도 공개했다.
이에 따라 허 사장은 GS건설 신사업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만큼 바쁜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허 사장이 지난 2018년부터 GS건설 신사업추진실장 겸 신사업담당 전무로 있으면서 사업을 꾸려왔던 모듈러주택사업의 추가 인수합병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모듈러 공법은 건축물의 주요 구조와 내·외장재를 결합한 일체형 모듈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하고 현장에서는 설치만 하는 최첨단 건축 기술이다.
지난 2020년 모듈러분야 전문기업인 폴란드 단우드와 영국 엘리먼츠를 잇따라 인수했지만, 모듈러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선 모듈러주택 설계 부문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단우드는 목조 단독주택 전문회사고, 엘리먼츠는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다. 모듈러주택 설계 역량이 업계 최고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허 사장은 지난 2020년 사장으로 승진하며 신사업부문 대표를 맡아 모듈러주택사업에 본격 힘을 싣기 시작했다.
◆GS이니마 신사업부문 비중 40% 이상…기업공개 성공시 경영성과 큰 영향=올 상반기 상장을 예고한 GS이니마의 기업공개가 계획대로 이뤄질지 이목이 집중된다. GS이미나가 신사업 부문내 4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실제 2021년 3분기 기준 신사업부문의 매출은 5910억원이다. 이중 40.3% 수준인 2382억원이 GS이니마에서 나왔다. 이처럼 GS이니마가 신사업부문에서 지닌 위상이 높은 만큼 기업공개에 성공한다면 허 사장의 경영성과에 큰 획을 그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뿐 아니다. 증권업계에서 바라보는 GS이니마의 기업가치는 1조~1조5000억원이다. 전체 지분중 20~40%가 공모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GS이니마의 기업공개가 성공한다면 최소 3000억원에서 최대 4000억원의 자금을 모을 수 있다. 이 자금은 또 다른 신사업부문에 투자해 성과를 내거나 긴급 자금이 필요한 곳에 두루 쓰일 수 있다. GS이니마의 기업공개 하나에 여러 가지가 걸려 있는 셈이다. 허 사장이 GS이니마의 기업공개에 힘을 싣는 이유다.
문제는 GS이니마의 기업공개 진행상황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기업실사를 진행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데, 코로나의 영향으로 기업실사 작업이 멈춰선 것이다. 언제 진행한다는 기약도 없어 당초 예정했던 올 상반기 내 기업공개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앞서 GS건설은 지난해 초 GS이니마 기업공개 추진을 공식화하고 올해 상반기 IP를 목표하고 있다. 이를 위해 GS건설은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하고 스페인 자회사인 GS이니마와 GS건설 사이에서 중간지주사 역할을 할 글로벌워터솔루션도 세웠다. 외국기업 지배지주회사제도에 따르면 해외법인도 지주사 성격의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국내 증시 상장이 가능하다.
◆허 사장 “배터리재활용 사업 통해 ESG 선도기업으로 만들 것”=2차전지 재활용사업 공장이 지난해 9월 착공에 들어간 것도 허 사장의 입지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2차전지 재활용 사업의 경우 허 사장이 신사업부문 대표를 맡은 2020년부터 진두지휘한 사업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
허 사장은 지난해 9월 포항 배터리 재활용 규제자유특구에서 열린 공장 착공식에서 “이번 착공식 이후 본격적 사업 진행으로 배터리소재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힘쓰겠다”며 “GS건설은 배터리재활용 사업을 친환경신사업의 한 축으로 성장시켜 ESG 선도기업으로 환경과 사회를 생각하는 지속가능 경영에 앞서 가겠다”고 말했다.
허 사장은 현재 사촌형제인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GS그룹 4세 경영자 가운데 주목받는 로열패밀리중 한명으로 꼽힌다. 허 사장은 허창수 GS건설 대표이사 회장의 외아들이다. 허창수 회장은 LG그룹에서 GS그룹이 분리해 나온 2004년부터 15년간 그룹 회장을 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