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성우창 기자] 최근 카카오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계열사 상장 연기 움직임에 NH투자증권과 KB증권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두 회사는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는 계열사 카카오엔터·카카오모빌리티의 상장 계획을 무기한 보류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두 계열사 모두 이르면 올해 말 상장을 앞두고 있었지만, 재검토로 인해 사실상 내년 상장이 유력해졌다.
카카오엔터의 예상 기업가치는 10조원, 카카오모빌리티의 예상 기업가치는 6조원에 달해 올해 IPO 시장 흥행에 기여할 조 단위 '대어급' 딜로 꼽혔다. 카카오엔터는 이미 대표 상장 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선정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아직 주관사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이미 계열사 상장을 주관해 본 두 증권사가 유력 후보에 들었다.
당장 올해 10조원짜리 딜이 불투명하게 되자 NH투자증권의 걱정이 깊어졌다. 업계에서 투자금융(IB) 명가로 불리던 NH투자증권은 지난해 IPO 주관 총 공모금액 4조383억원으로 4위에 올랐다. 반면 신흥 강자로 떠오른 KB증권은 공모총액 4조9157억원으로 전체 증권사 중 2위였다. NH투자증권은 그간 순위권 경쟁에서 열세였던 KB증권에 지난해 역전당한 것에 더해, 올해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질 위기에 놓였다. 카카오엔터 외에도 현대오일뱅크·원스토어를 KB증권과 공동 주관하며, 마켓컬리·교보생명의 상장이 기다리고 있지만 격차를 좁히기는 역부족이다.
반면 KB증권은 여유가 있다. 오는 18일부터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이 시작되는 '사상 최대어' LG에너지솔루션을 대표 주관하기 때문이다. LG엔솔의 예상 기업가치는 100조원으로, 상장 직후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톱 5위 내에 들 것이 유력하다.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주문 액수 1경5000조원, 경쟁률 2023대 1로 IPO 사상 최고치였다.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될 주식 1000만주 중 KB증권은 가장 많은 486만9792주(45.8%)로 가장 많다. 또한 공모 청약 흥행과 흥행을 위한 노력도 등을 고려해 인수·청약 수수료 외 성공 수수료를 받을 수도 있다. 남은 올해도 NH투자증권과 함께 하는 현대오일뱅크·원스토어와 예상 기업가치 4~6조원에 달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추가로 상장 대기 중이다.
이번 카카오엔터·카카오모빌리티의 상장 무기한 보류가 아직 '재검토' 단계인 만큼 두 회사는 아직 밝힐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에 비해 작아보이지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무시할 수 없는 큰 딜은 분명하다"며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모르나 일반적으로 국내 IPO 수수료 구조는 주관계약에 대한 주관 수수료가 없이 인수·청약 수수료만 있는 구조기에 주관계약 취소에 따른 보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