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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권주, '중형사'가 주도했다

IB 성과 힘입어 한화투자 191%↑…한양증권·KTB투자 등 뒤이어
체면 구긴 시총 1위 미래에셋증권, 8.37%↓…키움증권은 15.42%↓

 

[FETV=성우창 기자] 올 한해 증권업종 주가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투자금융(IB) 성과에 힘입어 수익률 상위 그룹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식시장에 상장된 22개 증권사 중 올해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한화투자증권이었다. 전날 6390원으로 마감해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2195원) 대비 191.12% 상승세를 보였다. 그 뒤를 한양증권(70.28%), KTB투자증권(62.70%), 코리아에셋증권(50.67%)이 따르며 올해 중형 증권사의 약진을 엿볼 수 있었다.

 

이외 대신증권(43.46%), DB금융투자(41.35%), 메리츠증권(40.52%), 유안타증권(31.59%), SK증권(24.69%), 이베스트투자증권(20.62%), 유화증권(16.88%), 부국증권(14.79%), 신영증권(13.85%), 삼성증권(11.00%), NH투자증권(10.62%), 상상인증권(9.91%), 교보증권(9.55%), 한국금융지주(2.15%) 등 대부분의 증권주가 올랐다. 현대차증권(-1.98%), 유진투자증권(-8.99%), 키움증권(-15.42%) 등은 내렸으며, 특히 증권사 시총 1위 미래에셋증권(-8.37%)도 8%대 하락으로 체면을 구겼다.

 

 

개인투자자들은 주식매매 시 접근성이 좋은 대형사 주식거래시스템(HTS·MTS)을 주로 이용한다. 이 때문에 대형사들은 중형사 대비 브로커리지(주식거래중개) 수익 비중이 높다. 실제로 상반기 증시 활황기 대형사들은 높은 브로커리지 수익을 거뒀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약세장이 계속되고 거래대금이 줄자 증권주 투자자들은 대형사들의 수익 약화를 우려해 매도세로 돌아섰다.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이 등락률 꼴찌에 위치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 주가는 지난 10년 간 거래대금이나 이익보다도 증시와 가장 강한 동행성을 보였다"며 "연간 이익 성장률은 유의미하지 않은 항목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증권업 주가는 이익 성장률 개선 여부보다는 증시나 거래대금 환경에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형 증권사의 선전은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낮아 증시 민감도가 대형사에 비해 떨어지고 IB 부문에서 성과를 거둔 결과로 풀이된다.

 

수익률 1위 한화투자의 올해 성과는 '디지털 투자'로 설명할 수 있다. 올 초 두나무 지분 6.15%를 퀄컴으로부터 약 600억원에 인수한 후 두나무 추정 시총이 17조원 수준까지 올라가자 지분가치도 1조원을 넘어섰다. 한 해만에 수익률 1800%에 달하는 성공적인 투자가 이뤄진 것이다. 약 375억원을 투입해 지분 8.85%를 확보한 토스뱅크 역시 현재 지분 가치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양증권은 올 3분기 말 기준 IB 수익만 전년 동기 대비 69% 늘어난 1180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 성과를 나타낸 결과다. 6월 ‘을지로 제6지구 재개발사업 펀드 수익증권 양수도계약 승인’에 대한 PF 금융주관사를 맡았는데, 5247억원 규모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였다. 채권자본시장(DCM) 부문에서도 국내 채권발행 대표 주관 점유율에서 10위 안에 포함, 중형사임에도 불구하고 상위 그룹에 이름을 올려 존재감을 나타냈다.

 

KTB투자증권은 최근 몇년간 부동산금융과 대체투자 위주로 IB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 2015년 1.2%였던 IB 부문 시장점유율이 2021년 9월 말 기준 2.7%로 상승했다. 자회사 KTB네트워크에 대해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통해 자본 규모가 증가한 점도 사업기반에 기여했다. 또 벤처캐피탈(VC)·자산운용·사모펀드(PE) 등에 더해 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사업포트폴리오가 다변화, 실질적으로 사업지주회사의 성격을 가지게 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증권업 주가 향방은 증시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내년 증시 추이를 상반기에 저점을 찍고 하반기에 반등하는 '상저하고'로 전망한 가운데, 증시가 반등한다면 민감도가 높은 증권사들이 더 유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단,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수준의 증시 활황을 기대하기 어려운만큼 증권사들의 IB 투자 성과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증권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지속될 것이어서 증권업의 전망은 밝다"며 "많은 투자자산 중 한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가장 덜 올랐고,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 확대 및 주주환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배당수익률이 매력적이며, 인구구조 변화가 주식 투자 저변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