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성우창 기자] 주요 증권사 외국인 임원들의 역할이 투자금융(IB) 부문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최근 단행된 연말 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IB 부문 강화를 주문 받았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정일문 대표이사 직속 부서로 해외 IB 사업을 본격화 해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인된다. 신설 글로벌사업본부장은 빈센트 앤드류 제임스 상무가 내년 1월 1일부터 맡게 된다.
한국계 미국인인 제임스 상무는 1978년생으로 미국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006년 JP모건 아시아태평양지부 연구원 생활을 시작해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PE)에서 아시아지역 부책임자,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그룹에서 사모펀드·대체투자 책임매니저를 지냈다.
지난해 6월 한국투자금융지주에 합류해 전략기획실 해외투자파트 겸 한국투자PE 글로벌본부장으로 근무, 그 해 연말 한국금융지주 경영관리2실장이 됐다. 모두 해외투자 사업과 관련된 자리로, 그간 성과를 인정받아 한국투자증권 글로벌사업본부장직을 맡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법인 15곳에서 올 상반기에만 378억원 수익을 거뒀으며, 지난해부터 아시아 현지법인에 2000억원이 넘는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이익 창출 능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신 KB증권 국제영업본부장은 연말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김 전무는 1968년생으로 호주 시드니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왔다. 이후 HSBC증권 서울지점, 미래에셋대우 글로벌마켓본부를 거쳐 지난해 KB증권 국제영업본부 상무로 선임됐다. 약 25년간 글로벌 영업 분야 경력을 쌓아온 세일즈 전문가다.
김 전무의 국제영업본부는 해외 투자기관 대상 국내주식 영업, 국내 투자기관 대상 해외주식·상장지수펀드(ETF) 영업 등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중개가 아닌 직접 투자 컨설팅까지 수행해 투자자를 포섭하는 등 해외 영업을 주도적으로 수행한다. KB증권이 올해 상당한 대형 기업공개(IPO) 딜을 주관해 주식자본시장(ECM) 강자로 떠오르고 내년에도 LG에너지솔루션 등 대어급 IPO 대표주관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공모 흥행에 매우 중요한 해외 투자자 유치 역량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투자의 기존 기업금융본부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산하에 IPO 1, 2, 3부만 남게 되며 'IPO본부'로 바뀌었다. 기업금융본부장이었던 제이슨황 신한금투 전무는 내년부터 IPO본부장이 된다. 황 전무는 1970년생으로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체이스증권에서 자산유동화발행시장 부사장과 부채자본시장(DCM) 부사장, JP모건에서 아시아주식자본시장 부사장, 씨티그룹에서 글로벌마켓아시아 이사 및 대표를 역임했다. 특히 2001년 이후 ECM 시장만을 담당해 국내외 IPO 시장의 산 증인이라는 평이다.
기존 기업금융본부는 여러 IB업무를 담당했지만 이번 개편으로 황 전무는 장기인 IPO업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신한금투가 상당한 IPO 성과로 올 3분기 누적 IB 부문 수익 1455억원을 거뒀으며, 내년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 주관사단에 포함돼 467만5000주를 맡게 된 점 등 공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외국계 금투사 커리어가 많은 외국인 임원들에게 해외 영업 강화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국내 업계에 오랜 커리어를 가져 사업 전반에 능력을 보인다면 국적 불문하고 해당 분야 전반을 맡을 수 있는 것"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