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홍의현 기자] 다사다난했던 2021년이 역사 속으로 저물고 있다. 올해도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금융권은 그 어느 때보다 혼돈의 시기를 보냈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및 대출 규제, 기준금리 인상 등 여러 변화를 겪었고, 이에 따라 희망퇴직 확대, 세대교체 등 칼바람이 불기도 했다. 2021년 금융권의 10대 뉴스를 정리해본다.
![[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1252/art_16407375486975_63d681.jpg)
● ‘금소법’ 본격 시행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지난 3월 25일부터 6개월의 계도 기간을 끝내고 9월 25일 본격 시행됐다. 이른바 6대 판매규제로 불리는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불공정 행위 금지 ▲부당권유 금지 ▲허위·과장 광고 금지 제도를 도입한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시행 초기 금융사와 소비자 모두 불편을 겪기도 했다. 장시간 상품 설명 문제 등이 불거진 것이다. 또 도입 초기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공되지 않아 법 적용 범위 논란도 일부 있었다. 다만 법 시행 이후 금융권의 민원 건수가 줄어든 것은 긍정적인 효과로 풀이된다.
● 전방위적 가계대출 규제
코로나19 이후 가계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하자 금융당국은 지난 4월 29일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내고 규제에 들어갔다. 이후 대출을 중단하거나 한도를 축소하는 등 은행권 대출을 막자 2금융권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도 발생했다. 내년에는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재설정돼 일시적으로 정상화될 전망이지만, 이마저도 총량 목표치가 올해보다 낮아져 대출 절벽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1월부터는 총대출액 2억원 초과 차주에게, 7월부터는 1억원 초과 차주에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적용하는 2단계가 시행돼 대출 실수요자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 막 내린 ‘제로금리’ 시대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1.00%로 인상하면서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내리며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다.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21개월 만에 다시 1%대로 올라섰다. 그러자 KB국민은행‧신한은행 등 시중은행과 카카오‧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 부산‧경남은행 등이 즉각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내년에도 기준금리가 지속 인상돼 최종적으로 1.5~1.75%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1252/art_16407375425075_6a7815.jpg)
● 호실적에도 짐싼 ‘금융인들’
희망퇴직 칼바람은 은행‧보험‧카드‧증권 등 업계를 막론하고 불어닥쳤다.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을 필두로 교보생명과 신한라이프 등 보험사와 KB국민‧롯데‧우리카드 등 카드사, 하나금융투자‧하이투자증권 등 증권업계에서도 희망퇴직이 실시됐다. 다만 디지털 전환 흐름에 발맞추고 내년 업황 악화를 대비하는 차원이어서 퇴직 조건은 나쁘지 않았다. 따라서 금융사들은 칼바람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세대교체' 바람
올해 금융권에는 변화의 기류가 흘렀다. KB금융은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만 55세(1966년생)인 이재근 후보를 내정하면서 시중은행장 가운데 가장 젊은 인사를 배치했다. 또 국민카드 사장 후보에도 만 56세(1965년생)인 이창권 후보를 내세우며 50대 중반 인사들을 주요 계열사에 포진할 것을 예고했다. 수장은 아니지만, 삼성생명 부사장 자리에 오른 박준규 부사장도 눈에 띈다. 박 부사장은 1975년생으로 올해 만 46세다. 삼성그룹 최대의 금융계열사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보험사에 46세 부사장이 발탁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뉴 삼성’ 기조가 주목받기도 했다.

●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 이룬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1998년 공적자금이 투입된 이후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를 이뤘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던 9.33%의 지분을 유진프라이빗에쿼티 등 5개사에 매각하면서 최대 주주 지위를 상실한 것이다. 우리금융의 최대 주주는 우리사주조합(9.8%)으로 변경됐다. 손 회장은 민영화 이후 홈페이지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혁신적이고 특별한 고객 경험을 선보이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새롭게 부상한 패러다임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며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고객과 주주가치 최우선의 경영을 하겠다”고 말했다.
● “손해율 낮추자”…4세대 실손보험 출시
지난 7월 보험업계에서는 손해율이 높은 실손의료보험을 재정비한 ‘4세대 실손보험’을 내놨다. 이른바 ‘의료쇼핑’을 막기 위한 상품으로, 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 치료를 과도하게 이용하면 3세대 실손 대비 최대 4배까지도 보험료가 오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상품 출시만으로 손해율을 낮추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이미 누적 손해율이 상당한데다 4세대 상품으로 전환하는 이들이 적기 때문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등 일부 보험사들은 4세대 출시를 기점으로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현재는 손해보험사 10곳, 생명보험사 5곳에서 판매하고 있다.
● 수수료율 인하에 울상 짓는 카드사들
말 많았던 카드 수수료율은 결국 인하됐다. 연 매출 구간에 따라 ▲3억원 이하는 0.8%에서 0.5% ▲3억~5억원은 1.3%에서 1.1% ▲5억~10억원은 1.4%에서 1.25% ▲10억~30억원은 1.6%에서 1.5%로 각각 내려갔다. 이미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적자를 기록하는 카드사들은 내년에도 이 부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할부금융 및 리스,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등에서 수익을 만회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부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뜨거웠던 IPO 시장, 공모액 20조 넘어
조 단위 기업공개(IPO) 대어가 줄이어 상장하면서 올해 누적 공모액은 2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4조7000억원 보다 4배 이상 뛰었다. 특히 올해는 최소 청약금만 내면 주식을 받을 수 있는 ‘균등 배정’ 제도가 시행돼 공모시장에 뛰어든 인원은 연 2000만명을 돌파했다. 이 또한 지난해보다 11배가량 오른 수치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가 공모 흥행을 이끌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이후 금융 대장주인 KB금융을 밀어내고 대장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 코스피 3000시대, 코스닥 20년 만에 1000선 회복
증시 활황으로 지난 1월 6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 3000선을 돌파했다. 이후 연일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며 6월 25일에는 장중 3316.08까지 치솟았다. 코스닥도 1월 26일, 20년 만에 1000을 돌파했다. 8월 6일에는 1062.03을 기록하며 최고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은 다시 박스권에 갇힌 상황이다. 등락을 거듭하면서 지난 28일 종가 기준 코스피는 3020.24, 코스닥은 1027.44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1252/art_16407375469604_7e9268.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