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홍의현 기자] 하나생명이 하나금융그룹의 도움으로 1000억원 실탄 확보에 성공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인석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보험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자회사 하나생명의 주식 769만5000주를 약 1000억원에 추가 취득한다. 전체 현금 취득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오는 13일이다. 하나금융지주가 밝힌 주식 취득 목적은 '자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본확충'이다.
유상증자가 최종적으로 이뤄지면 하나생명의 자기자본은 4140억으로 늘어나게 된다. 근심거리였던 RBC(지급여력)비율도 지난 10월 말 기준 153%에서 200%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RBC비율은 올해 들어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에 가까운 수치까지 떨어졌지만, 205.16%를 기록했던 지난해 상반기 수준으로 돌이킬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평균치인 273%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하나생명의 RBC비율은 3월 말 190.01%에서 6월 말 172.76%, 9월 말 162.55%로 지속 하락한 바 있다.
하나생명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228억원을 기록하는 등 아쉬운 성적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257억원) 대비 11.3%(29억원) 감소한 수치다. 3분기 순익만 놓고 보면 19억원으로 직전 분기(30억원)보다도 36.7%(11억원) 줄어들었다.
지주내 다른 계열사들과 비교했을 때도 저조한 실적이다. 하나금융의 3분기 전체 누적 순익은 2조6815억원으로, 실적의 절반 이상은 하나은행(1조9740억원)이 벌어들였고, 비은행 부문인 하나금융투자(4095억원), 하나카드(1990억원), 하나캐피탈(1931억원), 하나자산신탁(692억원)도 준수한 성적을 냈다. 하나생명은 그룹사 실적개선에 도움이 되질 못했다. 이 때문에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김 사장의 연임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다만 악화한 실적에도 모그룹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점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일단 급한 불을 끈 하나생명은 디지털 전환 및 보장성 상품 강화 전략을 취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중장기 전략에 대해서는 계획을 세우는 단계”라면서도 “디지털 및 상품 수익성 강화는 꾸준히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생명은 계속해서 디지털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자사 모바일 앱인 ‘하나원큐 라이프’ 앱을 고도화하면서 앱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무배당 손안에 건강나이스보험’ 등 상품도 출시한 바 있다. 이 상품은 고객의 건강등급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는 상품으로, 1등급 건강등급에 ▲건강검진 결과 제공 ▲목표 걸음 수 돌파 ▲하나생명 기가입자 등 추가 할인 등을 모두 합하면 최대 44%(30년 만기, 20년 납, 31세 남자 기준)까지도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하나생명이 출시한 ‘모바일 쿠폰을 이용한 보험 상품 가입 서비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나생명은 이 서비스 출시를 위해 모바일 앱을 개편하고, 온라인 쇼핑 플랫폼과의 제휴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보장성 보험 상품 강화 움직임도 돋보인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 변액보험 상품 등의 판매에 주력하는 것이다. 변액보험을 판매하면 특별계정수수료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하나생명의 특별계정수입수수료는 605억원으로, 전년 동기(247억원) 대비 무려 145% 급증했다. 특별계정자산도 올라 올해 3분기 1조42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1조2700억)과 비교하면 12% 오른 수치다. 하나생명은 올해 ‘무배당 손안에 연금보험’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상품은 오래 유지할수록 계약자의 원금에 보너스를 추가로 적립해 최종적으로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