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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 '80년대생 임원들' 눈에 띄네

한정원 상무 등 40대 임원 3명 발탁, 설계사 출신 임원 탄생
김용범 부회장의 '성과주의' 반영…실적도 '고공행진' 중

 

[FETV=홍의현 기자] 메리츠화재가 MZ세대(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임원 발탁으로 보험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보험사는 금융회사 가운데에서도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임원은 총 41명이며, 이 가운데 80년대생 임원으로는 한정원 상무와 김상운·임성환 상무보 등 3명이 이름을 올렸다. 한정원 상무는 1980년생으로 서울대 독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SBS 정치부 기자로 활동한 인물이다. 이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으며, 메리츠화재 브랜드전략본부장 상무를 거쳐 현재는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에서 홍보를 총괄하고 있다.

 

김상운 상무보도 1980년생으로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으며 메리츠화재 경영진단파트 차장, 개인영업교육파트장 차장과 부장을 거쳐 개인영업교육파트장 상무보로 승진했다. 임성환 상무보는 두 사람보다 더 어린 1982년생이다. 임 상무는 서울대 재료공학과를 마친 뒤 UOB은행 서울지점 글로벌마켓세일즈 본부장, ING증권 서울지점 금융시장부 부문장으로 근무하다 메리츠화재 일반보험팀 소속 상무보를 역임했다. 현재는 기업영업3본부장 겸 현장업무개선지원파트장으로 재직 중이다.

 

40대 임원 발탁은 '성과주의'를 중심으로 사내 체질을 개선한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의 의중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도입된 메리츠화재의 성과주의 정책은 ‘설계사가 영업 관리자인 본부장으로 승격할 수 있는 제도’를 신설하는 등 조직문화를 바꾸고 있다. 실제 지난 9월 메리츠화재는 설계사 출신의 박흥철 목포본부장을 영업 전문 임원(상무보)으로 승격시킨 바 있다. 이 같은 성과주의 제도가 설계사뿐 아니라 본사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성과주의 제도 도입 이후 메리츠화재의 실적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 2372억원의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을 기록한 이후 2017년 3846억원, 2018년 2347억원, 2019년 3013억원, 2020년 4318억원을 거둬들였다. 2018년과 2019년 잠시 내려앉기도 했지만, 이듬해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는 3분기(7~9월) 누적 기준 4670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세 분기 만에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일궈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사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이라면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지 않고, 또 나이가 젊더라도 발탁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를 제외하면 사실상 주요 보험사의 80년대생 임원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 일가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1985년생)이 이름을 올렸지만, 이외의 경우에는 대부분 70년대 초반에 출생한 인사들을 임원으로 발탁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외에 사외이사 또는 기타비상무이사가 아닌 가장 젊은 임원을 둔 보험사는 미래에셋생명으로, 지난달 승진한 위득환 이사(1979년생)가 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예년에는 40대 후반은 돼야 임원으로 승진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40대 초반의 79년생을 임원으로 발탁한 것이 특징이다”라고 말했다.

 

주요 보험사 중 임원 나이가 가장 많은 곳은 농협생명으로 나타났다. 농협생명은 80년대생뿐 아니라 70년대생 임원도 없다. 가장 젊은 임원으로는 1967년생인 임창환 정보보호최고책임자 부사장보가 이름을 올렸다. 다만 농협생명은 타사와 직급체계가 달라 나이가 가장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임원으로는 부문장과 부사장, 부사장보까지만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부장 직함을 가진 직원들이 연차 기준으로 타사의 상무‧전무급”이라며 “때문에 공시 내용만으로 임원 나이가 가장 많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