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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사옥매각·채권발행…방식은 ‘제각각’ 목적은 ‘자본확충’

1년 앞으로 다가온 'IFRS17' 시행…'재무건전성' 개선 총력

 

[FETV=홍의현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IPO(기업공개), 사옥 매각, 후순위채권·신종자본증권 발행, 유상증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을 앞두고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IFRS17이란 세계 보험회사의 재무 상황을 같은 기준에 따라 평가하고 비교하기 위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제정한 제도다.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보험부채)을 계약 당시의 ‘원가’가 아니라 매 결산 시기의 시장금리를 반영한 ‘시가’로 계산하는 것이 골자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의 ‘보험부채’ 규모는 해마다 달라질 수 있어 재무 건전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

 

예컨대 10%대 금리의 저축성보험 상품을 판매한 경우, 현행 기준으로는 지급 시점까지 10%대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가정하고 적립금을 쌓아두면 된다. 하지만 IFRS17 기준으로 평가하면 평가 시점의 금리로 계산하기 때문에 자산운용 수익률이 3%라고 가정했을 때 7%포인트만큼의 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에 따라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를 줄인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과거에 팔았던 7~9%대의 고금리 상품들이다. 계속해서 손해가 발생하는 상품들인데다 IFRS17 시행 이후에는 추가 준비금을 적립해야 해 자본확충이 필수적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내년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통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9월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신종자본증권을 4700억원 규모로 발행하며 자본확충에 나선 바 있다.

 

하나손해보험은 최근 서울 인의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을 하나자산신탁의 리츠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아직 매각이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1000억원 이상의 자본확충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매각 이후에도 같은 건물을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 이른바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형식으로 매각을 진행하는 것이다.

 

IPO, 사옥 매각 외에도 보험사들은 여러 방식을 통해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가장 많이 이뤄진 방식은 후순위채권 발행이다. DB손해보험(4990억원), KB손해보험(3790억원), 현대해상(3500억원), 미래에셋생명(3000억원), 메리츠화재(2100억원), KB생명(2000억원), 푸본현대생명(1500억원), 농협손해보험(1000억원), DGB생명(500억원) 등이 자금 확보를 완료했다. 올해 들어서만 2조원이 넘는 규모의 후순위채가 발행된 것이다.

 

유상증자도 활발하다. 가장 최근에는 DGB생명이 다음 달 30일까지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6월 4580억원의 유상증자를 완료했고, 캐롯손해보험도 같은 달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또 롯데손해보험은 올해 초 캡스톤자산운용과 서울 남창동 소재 본사 사옥에 대한 ‘매각 및 임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224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한화생명도 지하 2층, 지상 9층 규모의 서울 신설동 사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FRS17은 손해보험사보다 과거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를 많이 했던 생명보험사들을 더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며 “내년에도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움직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