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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애플카로 기대감 높이는 LG

애플카 논의 ‘활활’…애플에 우호적인 LG, 관계사 주가 잇따라 급등
애플카도 위탁생산 가능성...LG와 합작법인 설립한 마그나에 관심 집중
마그나가 애플카 생산한다면...파워트레인 제조하는 LG전자 수혜 가능성

[FETV=김현호 기자] ‘애플카’ 이슈가 한반도에 다시 상륙했다. 올해 초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애플카를 위탁생산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최근에는 LG가 협력사로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세계 최대 기업과의 협력 소식에 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현대차는 하청업체 우려에 애플카 생산 논의를 중단했지만 LG는 현재 진행 중이다. 이르면 2024년, 자율주행전기차로 생산이 기대되는 애플카를 LG가 협력업체로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애플카 호재 높아지자...LG株 ‘기대감’= LG그룹 주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3일 종가기준, 15만3500원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10% 오른 것으로 상승폭은 올해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대만 디지타임스가 지난 2일(현지시간), “애플이 애플카 프로젝트를 논의하기 위해 LG전자 등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한 영향이 컸다. 당시 ㈜LG,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당시 그룹사 주가도 동시에 올랐다.

 

10일에는 한 매체가 “애플이 완성차업계와 손을 잡는 대신 애플카를 직접 개발한다”고 밝히자 계열사 주가가 또 다시 동반 상승했다. LG전자는 전거래일 보다 3.5% 오른 14만650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LG이노텍도 23만원을 기록해 3.8% 증가했다. LG전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LG이노텍은 아이폰의 카메라모듈을 공급하고 있어 LG가 애플카 생산을 위해 애플과 협업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애플이 자동차 시장에 관심을 보인 건 오래된 일이다. 애플은 지난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으로 불리는 자율주행차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고 2019년에는 자율주행 셔틀 스타트업인 '드라이브.AI'를 인수하기도 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올해 초, 미국 뉴욕타임스(NYT) 팟캐스트에 나와 “자율주행 시스템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를 “핵심 기술”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인재 영입도 이어졌다. 애플은 자율주행기술과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테슬라에서 수석 엔지니어를 역임한 더그 필드를 지난 2018년 타이탄 리더로 앉혔고 같은 해 테슬라 전 수석 디자이너인 앤드류 김도 영입했다. 이밖에 테슬라에서 파워트레인 개발책임자로 일했던 마이클 슈베쿠치와 인테리어 엔지니어링 개발자인 스티브 맥마너스를 데려오기도 했다.

 

◆자동차 제조경험 없는 애플, 모빌리티에 눈독...왜?= 애플은 애플카 개발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애플카 이슈는 지난해부터 쏟아지고 있는 상태다. 작년 대만의 경제일보는 글로벌 1위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TSMC가 애플의 자율주행칩을 양산한다고 보도했고 로이터도 “애플은 2024년까지 자율주행 승용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애플이 완성차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성숙기에 접어든 IT 기기의 성장은 제한적인 반면, 모빌리티 시장 규모는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15억달러(약 13조원) 수준에 그쳤던 모빌리티 시장에 대해 미국의 공유 서비스 기업인 우버는 최대 5조7000억달러(약 6662조16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애플은 IOS라는 자체 생태계도 보유하고 있어 모빌리티는 회사의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 자율주행은 모빌리티 시장의 궁극적 사업 모델이며 현재 애플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도 잇따라 기술개발에 참전한 상황이다.

 

애플카 생산이 현실화한다면 애플의 사업파트너 확보는 필수적이다. 자동차는 스마트폰보다 모델과 부품이 다양해 최대 수백만 개에 달하는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애플카의 적용 모델로 유력한 자율주행전기차는 ‘달리는 스마트폰’으로 평가되지만 자동차 제조 경험이 없는 애플 입장에선 공급망 관리에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반도체만 보더라도 자율주행차의 사용량은 기존 내연기관차 대비 1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율주행이 인간의 운전보다 높은 안전상의 목표와 비용 절감이라는 경제적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게 되면 사람들은 차량 이용 행태를 구매에서 공유로 바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아직 자율주행기술은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낮고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았다”며 “모빌리티 서비스는 자율주행 기술을 대중들이 광범위하게 이용하는 시점부터 만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는 애플카에 올라탈까= 업계에서는 애플이 그동안 보여왔던 사업전략을 고려하면 애플카는 위탁생산을 통해 시장에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 제품을 OEM(주문자생산방식)으로 생산하는 대만의 폭스콘처럼 유사한 제조방식이 적용될 것이란 얘기다. 현재 폭스콘은 캐나다, 스페인, 한국 등 글로벌 전자부품 제조업체로부터 애플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을 공급받아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전자기기를 제조하고 있다.

 

애플카와 관련한 다양한 협력업체가 거론되는 가운데 그동안 애플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LG 그룹사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마그나와 함께 올해 7월 합작법인을 출범시킨 LG전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마그나는 애플카의 초기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스와미 코타기리 마그나 최고경영자는 올해 초 자동차 애널리스트 행사에서 “마그나는 애플을 위한 차량 제작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그나는 자동차에 쓰이는 거의 모든 부품을 만들 수 있고 재규어와 벤츠 등의 완성차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 마그나가 애플카를 제조한다면 LG마그나가 부품 공급사로 참여할 수 있어 LG전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LG마그나는 전기차의 구동을 이끌어 내는 파워트레인을 생산하고 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수평분업 방식의 협력체제가 가능한 마그나, 폭스콘 등과 같은 위탁생산 전문업체와의 파트너십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애플은 강력한 소프트웨어를 앞세워 IT 시장을 지배해왔다. 자율주행전기차는 스마트 모빌리티의 정점으로 평가되는데 애플의 기술력까지 더해진다면 기존 완성차기업의 위험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테슬라가 현대차,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의 합산 가치보다 높은 이유도 첨단기술을 완성차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은 테슬라와 달리 하드웨어 제조 능력이 없다. 애플카에 대한 야심을 숨기지 않는 마그나가 애플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기업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