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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글로벌 5G시장 선점하라”...‘기업 M&A' 공들이는 이재용의 삼성전자

구랍 12월 14일 미국 텔레월드 솔루션 지분 인수 시작
가장 적극적 공략 시장인 '5G' 선점 노리나
5G 시장점유율 20% 달성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

[FETV=송은정 기자]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가 기업 인수합병(M&A)에 잔뜩 공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의 텔레월드 솔루션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텔레월드 솔루션은 2002년 설립된 5세대(5G) 이동통신·롱텀에벌루션(LTE) 망 설계 및 최적화 전문 기업이다. 미국 이동통신사와 케이블 TV 사업자의 망을 설계하고 최적화하고 필드 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 인수는 삼성전자가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시장인 '5G'와 직접적으로 관계됐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르다. LTE 기술이 세계 통신시장을 장악할 때,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의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매우 미미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인도 등 신흥시장을 적극 공략, 세계 LTE 통신장비 점유율이 10%를 돌파했다.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등 경쟁기업들에 비해 뒤쳐지긴하지만 상승세는 가팔랐다.​

 

동시에 삼성은 5G에 대한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를 포함,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입해 시장 점유율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포'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5G 통신장비에 한해서는 2020년까지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이는 통신 장비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20%는 최상위권으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23%다. 중국을 중심으로 시장 세를 넓혀나가는 화웨이에 이어 2위다. 이는 에릭슨(20%)과 노키아(17%)를 앞지른 수치다.

 

2018년 5% 안팎에 불과했던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과 견주었을때 비약적인 성과다. 5G는 아직 초기 시장 단계다. 우리나라는 아직 인프라 구축이 미비한만큼 시장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삼성전자의 텔레월드 솔루션 인수는 세계 각국 5G 인프라 구축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망 설계와 최적화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먹거리 창출에 대한 동력을 갖춘 것이다.


◆어떤 기업을 타킷으로 M&A 팔소매 걷었나?=삼성전자가 인수한 기업이 텔레월드 솔루션 하나였다면, 5G 시장을 선제적으로 차지하기 위한 '특수한' 경우라고 치부할 수 있다. 지난 2016년 말 삼성전자는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했다. 인수 총액은 80억달러로 우리 돈으로 9조원이 넘는 금액이다.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였으며 인수 작업은 2017년에 완료됐다. 당시 삼성전자는 "신성장 분야인 전장사업을 본격화 하고 오디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인수 이유를 밝혔다. 이외에도 공세적 M&A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뛰어들면서 본격화됐다.

 

2014년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후 삼성전자는 본격적인 '이재용 체제'로 가동됐다. M&A는 '이재용 체제' 안에서의 핵심 사업 전략중 하나다. 기업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의 2015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지난 5년간 M&A 현황을 집계할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총 16건(텔레월드 솔루션 제외)의 M&A를 추진했다.

 

기업 인수에 투입한 총 금액은 10조3200억원이다. 삼성은 앞서 2015년 2월 미국의 핀테크 기업 루프페이를 인수했다. 이후 삼성 페이가 등장했으며 이는 국내 간편 결제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구글과 애플 페이에 맞서 다양한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같은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퓨처 테크놀로지 & 서비스 코퍼레이션과 LED 디스플레이 제조·판매 기업 예스코 일렉트로닉스 등 총 4개 기업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예스코 일렉트로닉스 경우 삼성전자 스마트 사이니지 사업을 견고히 하는데 기여했다.

 

2016년에는 미국의 명품 빌트인 가전 업체인 데이코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이후 데이코 인수를 통해 프리미엄 가전 시장의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같은해 삼성전자는 데이코 외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조이언트, 디지털 광고 플랫폼 기업 애드기어 테크놀로지스,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업체 비브랩, 차세대 메시징 서비스(RCS) 전문 기업인 캐나다의 뉴넷커뮤니케이션테크놀로지스 등을 인수했다.

 

반도체 공정 불량과 수율 및 품질 관리 소프트웨어(SW) 회사 미래로시스템 지분 70% 이상을 매입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업계 주목을 받았던 하만 외 SW 개발사이자 AI 검색엔진 업체인 케이엔진과 문자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술을 가진 그리스 스타트업 이노틱스를 인수했다.

 

2018년 네트워크 솔루션 개발·판매 회사 지랩스를 매입했다. 세계 50여개 통신사에 기술을 제공하고 있으며 망을 분석해 사용자 서비스 품질을 측정, 네트워크 운영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가진 기업이다. 지난해에는 이스라엘 스마트폰 카메라 개발업체 코어포토닉스를 인수했다. 오포에 10배 줌 기술을 공급하고 애플에 특허 소송도 제기했던 회사다. 또한 영국 AI 식품 기술 기업 푸디언트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공격적인 M&A 전략…왜? =삼성전자는 이재용 체재 가동 이후 '기업 사들이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수한 기업의 사업 영역은 ▲전장(하만) ▲핀테크(루프페이) ▲디지털 사이니지(애드기어 테크놀로지스) ▲AI(비브랩, 푸디언트, 케이엔진, 이노틱스) ▲5G(지랩스, 텔레월드 솔루션) ▲클라우드(조이언트) ▲반도체 (퓨처 테크놀로지 & 서비스 코퍼레이션, 미래로) ▲스마트폰 관련 (코어포토닉스, 뉴넷커뮤니케이션테크놀로지스) 등이다.

삼성전자는 가전과 스마트폰, 반도체 등 강한 분야 대신 AI와 전장, 5G, 클라우드 등에 전념할 계획이다. 이는 기업의 신성장 동력이자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들이다.

 

​삼성이 이처럼 기술을 직접 개발하지 않고 기술을 사 버리는 이유는 기업 자체를 인수하면 빠른 시간 안에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부 기술력이 다양하기 때문에 기존 확보 기술과의 시너지도 배가시킬 수 있다.

 

삼성이 인수한 5G, AI 기업들도 모두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사업부에 녹아들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러한 R&D 방식을 '연계 개발(C&D, Connect & Developmet)'라 한다. 삼성이 추구하는 개방형 R&D 핵심 전략은 '빠른 기술 확보로 시장 대응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C&D 전략 지속 전망…M&A로 먹거리 창출=삼성전자의 C&D 전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M&A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 수단을 만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스템 반도체 등 비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회사들이 삼성전자의 M&A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