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전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191201/art_15776917130301_9aec24.jpg)
[FETV=송은정 기자]2019년 IT산업은 대내외 악조건 속에서 고군분투했다.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 크고 작은 악재도 발생했다. 이는 우리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됐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향후 3년간 5조원을 투입해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을 수립하는 등 2019년을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기반을 구축했다. 이에 FETV는 2019년 한 해를 마무리 하며 IT 업계를 강타했던 10가지의 이슈들을 간략히 되짚어보고자 한다.
◆ 세계 첫 5G 상용화
한국은 한발 빠르게 5G 상용화 일정을 변경해 '세계 최초 5G' 타이틀을 거머줬다. 지난 4월 3일 밤 11시, 한국이 5G 스마트폰을 전격 개통하며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선포했다. 당시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이 4월 11일에서 4일로 5G 상용화를 앞당긴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통사와 제조사 관계사를 모아 한발 이른 5G 상용화를 이뤄냈다. 한국은 연내 글로벌 1300만명으로 예상하는 5G 가입자 중 40%에 달하는 500만명을 확보하며 통신 강국의 위상을 뽐냈다.
◆화웨이 규제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관세를 높이고 기술 장벽을 쌓는 미중 무역전쟁은 올 한 해 글로벌 경제에 큰 타격을 줬다. 특히 미국의 기술력과 중국의 공장, 노동력에 많이 의존하는 IT 업계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격' 이 됐다.
중국 정부의 비호 아래 성장했다는 의혹을 받는 화웨이는 미국 정부로부터 수출 규제 대상에 지정이 된것이 신호탄이였다.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국내 통신사들은 이미 쓰고 있던 화웨이 장비를 두고 전전긍긍했다.
◆ WHO "게임중독은 질병" 선포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5월 26일 열린 총회를 통해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으로 분류했다. WHO의 결정에 국내외 게임업계가 크게 반발했다. 게임업계는 게임학회 등 게임 단체와 연합해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의료계에도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반대 의견이 나왔다.
이에 정부는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보건복지부가 질병 코드 도입에 찬성 의사를 밝힌 반면, 게임산업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반대표를 던지며 대립했다. 이는 게임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보는 의견과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산업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는 쪽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린 결과다.
◆ 일본 수출규제 소재·부품·장비 다변화 ‘전화위복’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1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핵심 소재에 대해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했다.한달 뒤, 지난 8월 1일에는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부여했던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이 사태로 소비자를 중심으로 일본산 제품과 일본 여행 자제 등 'NONO 재팬',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도 벌어졌다.정부는 2020년도 관련 R&D 예산을 2배 이상 늘렸다. 동시에 소재 자립을 모색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우리 정부는 또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을 수립했다. 향후 3년 동안 5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핵심품목 대외의존도를 근본적으로 낮추는데 초점을 맞췄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해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립화와 국산화 정책 강화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갤럭시 폴드 등장… '폴더블폰 ' 시대 개막
삼성전자가 지난 9월 세계 최초 인폴딩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를 출시했다. 인폴딩은 화면을 안으로 접는 방식이다. 이에 화웨이는 지난 11월 아웃폴딩 폴더블폰 ‘메이트X’로 맞불을 놨다. 인폴딩은 제품을 펼쳐야 화면을 볼 수 있다. 접은 상태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화면을 하나 더 달아야 한다.
원가와 무게가 늘어나는 것이 단점이지만 화면 파손 위험을 덜고 디자인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은 장점이다. 아웃폴딩은 제품을 열지 않아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인폴딩에 비해 화면을 덜 꺾어도 돼 진입장벽이 낮다. 대신 화면 손상 탓에 관리가 어렵다.
◆망 사용료 공방전 심화
망 사용료를 두고 통신사인 인터넷제공사업자(ISP)와 구글 유튜브‧페이스북 등 콘텐츠제공사업자(CP) 간 공방이 도마에 올랐다. ISP는 글로벌 대형 CP의 망 무임승차와 역차별 이슈를 문제 삼고 있다. 국내 동영상트래픽 90% 이상을 차지하는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은 망 사용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다. 돈을 내고 있는 글로벌 CP도 국내 네이버‧카카오가 지불하는 망 사용료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이와 관련 ISP는 트래픽을 유발하는 CP가 인터넷 생태계 구성원으로 부담을 함께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익만 가져가고 망 사용료를 부담하지 않는 구조를 지적한 것이다. 반대로 글로벌 CP는 캐시서버를 설치하는 등 인프라 구축 노력을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대형‧중소CP는 글로벌CP와 비교해 망 사용료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까지 나서 구글에게 망 사용료를 받겠다고 공언했으나, 구글을 협상테이블에 앉히기 쉽지 않다. 최근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리스와 망 사용료 협상을 중재해달라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재정신청을 한 바 있다.
◆"넷플릭스 잡아라" 토종 OTT 웨이브 출범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국내 시장에 빠른 속도로 진입하고 있다. 이에 맞서 국내 1위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은 지상파 방송 3사와 ‘통합 OTT 웨이브’를 지난 9월 출시했다. 웨이브는 오는 2023년 유료 가입자 수 500만명, 연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총 3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도 단행한다. KT와 LG유플러스도 OTT 사업을 키운다. KT는 자사 OTT ‘올레tv 모바일’을 확대 개편한 ‘시즌’(seezn)을 공개했다. LG유플러스도 넷플릭스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프로야구·골프 등 자체 콘텐츠로 승부수를 던졌다.
◆LG유플러스-CJ헬로 인수 합병
올해 유료방송시장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연초부터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와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소식이 시장을 달궜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이사회 의결한 지 약 10개월 만에 결국 매듭을 지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
3년전 불허 결정을 내렸던 공정위는 시장변화를 인정했다. 과기정통부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는 글로벌 미디어 시장을 감안해 타이트한 조건 없이 인수를 허가했다. LG유플러스를 필두로 내년 초에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도 결실을 맺을 예정이다.
KT그룹 역시 합산규제 이슈가 해결 되는대로 케이블TV M&A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들의 케이블TV M&A는 단순한 기업결합을 넘어 미디어 시장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모빌리티 혁신’ VS ‘유사 콜택시’ 타다…'타다'가 말았다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가 시한부 위기에 놓였다.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은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타다의 법적 근거가 사라진다.
법 시행 1년6개월 이후 타다는 불법이 된다. 국회와 정부는 타다 운영사 쏘카, VCNC에 플랫폼택시로 전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타다 측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타다 이용자와 기사들은 입법 저지를 위한 여론전에 나섰다. 우버부터 카풀, 타다까지 법으로 가로막힐 상황에 직면하면서 모빌리티 혁신 시도 자체가 사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LG화학 vs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전쟁' 시작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전쟁을 시작했다. LG화학에서 100명에 가까운 직원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의도성을 의심했고 SK이노베이션은 직업선택의 자유라고 맞섰다.
LG화학은 지난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침해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LG화학을 명예훼손 혐의로 국내 법원에 고소했다. 또 지난 9월 ITC와 델라웨어지방법원에 특허침해로 소송을 냈다.
LG화학도 바로 ITC와 델라웨어지방법원에 특허침해 소장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0월 국내 법원에 LG화학의 9월 소송을 철회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양사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배터리 관련 소송전을 벌였다. 이번 소송 과정에서 그때 합의문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